그 옛날 아버지가 앉아있던 의자에 이렇게 석고처럼 앉아 있으니 즐거웠던 지난날에 모든추억이 내 가슴 깊이 밀려들어요 언제였나요 내가 아주어렸을적에 아버지는 여기 앉아서 사랑스런 손길로 나를 어루만지며 정답게 말하셨죠 그리울 때 이 의자에 앉아 있으면 그때 말씀이 들릴 듯 해요 이렇게 앉아 있는 나를 바라보시며 어머니 눈시울은 젖어 있어요 아버지는 의자하나 남겨놓은채 지금 그 어디로 떠나셨나요 여기 앉아서 나는 꿈을 키워 왔어요 아버지의 체온속에서 따스했던 말씀과 인자하신 미소를 언제나 생각했죠 그리울 때 이 의자에 앉아 있으면 그때 그 모습이 보일듯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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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노래를 들으면 늘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딸 사랑이 유난히도 극진하셨던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때문에... 밥상 머리에서 나누는 대화 중에도 딸의 정치적 식견을 대단히 높이 사 주셨던 너무나 인자하신 멋진 우리 아버지...
아까운 딸자식에게 호통 한 번 못 치시고 당신 평생에 단 한 번 하셨던 꾸지람...
'네가 그럴 줄 몰랐다...'
차라리 따귀를 몇 대 때리셨더라면 이토록 아버지께 죄송스런 마음은 덜할 것을... 아버지 기대를 져버리고 일찍 한 결혼이기에 더 열심히 멋있게 살아야만 했다...
딸자식 어려서 허드렛일 하면 시집가서 고생한다시며 걸레질도 못하게 하셨던 아버지... 고3 내내 저녁에 찬밥 먹이지 말라시며 엄마를 재촉하시어 도시락을 손수 수위실에 가져다 놓으시면 '어이~미쓰오!! 오늘도 아부지 다녀가셨어~' 수위아저씨의 외침에 달려 내려 갔던 철부지시절...
덕분에... 부엌일 하나 제대로 배운 것없이 결혼하여 이 나이 먹을 때까지 김치 한 번 안 담궈 본 날라리 주부...
'우리 장모님은 따님들에게 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주실 것이지 잡아서 입에다 다 먹여주신 게 큰 병이다'라는 사위들의 핀잔에도 아랑곳없이 일 년 먹을 양념까지 팩포장하여 냉동실에 넣어두시던 엄마의 극성에 아직도 냉장고엔 이름 모를 것들이 가득 쌓여 있는데...
결국... 우리 부모님이 날 이렇게 무능하게 만들어버리셨나???
난 날라리 주부에다 무늬만 엄마에다... 쎄컨드 마누라란 별칭(?)까지 달고 사니...
이렇게 햇살도 화사한 아침에 왜 갑자기 아버지 생각에 눈물이 맴도는걸까...
나도 이젠 이미 두 아이의 엄마가 되었음에도... 여전히 난 우리 엄마 아버지의 딸일 뿐이련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