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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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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


BY 연경 2016-02-25

딸이 방학이 끝나기전 여행을 다녀온단다.

기차 여행을 가서 부산에 가 있다 .오늘 저녁엔  집에 올것 같다.

바람이 부는데 아들은 친구들이랑 축구흘 한단다.

집에 혼자 남았다.

요즘은 외출을 거의 안했다. 날씨가 추우니까 더 나가기 싫다.

아이들이 없으니 더 심심하다.

집안을 돌아다니다 늙은 호박을 발견했다.

호박죽을 좋아해서 시골에서 얻어다 놓은것이다.

호박을 씻고 껍질을 까서 반은 냉동실에 죽 끓여 먹게 먹기 좋게 잘라 넣었다.

노오란 색깔이 참 예쁘다.

내 생일은 가을이다.

조금 쌀쌀함이 느껴지지만 생일날 텃마루에 잘  앉아 있었던것 같다. 그러면  밭에 갔던 엄마가 마당에 걸어 들어 오신다.

손에는 밭에서 금방 수확한 곡식들이 가득이다.

그러면 난 그걸 받아 들고 다듬어 주곤 했던것  같다.

그래서인지 난 가을이 좋다. 먹거리도 풍성하고 단풍도 예쁘고 가을이면 부자가 되는 느낌이었다.

내 생일이면 학교에 다녀오면 마루 한켠에 호박범벅과 찐고구마가 있었던것 같다.

생일이라고 별다르게 축하 해주지 않았던 시절에 엄마의 딸에 대한 마음 이었을까?

호박에 물을 붓고 즙을 내린다.

아이들을 낳았을때도 친정 엄마가 직접꿀을넣어 달여 오셨다.

몸이 아프고 기운이 없으면 호박죽을 잘 먹는다.

파는것은 생각보다 맛이 없어서 만들어서 먹는다.

오늘은 즙을 내서 꿀을 타서 먹으려고 한다.

지천에  호박을 심어 마루에 쌓아 놓으셨던 노오란 호박들이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