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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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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생각해 보세요 답인지는 모르지만


BY 今風泉 2003-08-29

거꾸로 생각해 보세요 답인지는 모르지만
작가 : 금풍천
 

어느날 전북 부안의 휴가 명소인 "운일암 반일암"에 멧돼지 요리를  잘한다는 집을 가는 기회가 있었다. 앞으로는 작은 개울이 흐르고 그 개울위로 철재 다리하나가 연결되어 있는 그저 그런 집. 뒷산은 경사가 심해 아마도 해가 오후 2시쯤이면 질것 같은 바람과 별과 시가 있을 것 같은 집에는 쉰을 좀 넘긴 남자분과 곱게 가꾼 불혹 어디쯤의 아내가 요리를 하며 살고 있었다.  

 

요리를 시켜 놓고 안내를 받아 뒤산 멧돼지 방목장에 가니 멧돼지는 보이지 않고 인분 냄새만 코를 찔러 물어 보았다.

 

"돼지는 다 어디 있어요?"

"예, 먹이 줄때만 내려 옵니다. 야행성이라 밤에 움직이기도 하고.."

"저쪽에는 뭐에요?"

"아, 저건 염소죠"

 

흑염소가 풀을 뜯고 달구새끼도 함께 있는 축사속을 들여다 보며 우린 고향에 온것 같은 기분으로 친구들의 손을 잡고 여기저기를 살폈다.

 

"이건 뭐예요?"

 

까만 포장의 하우스를 가리키자 주인남자가 설명한다.

 

"네, 버섯을 키우거든요 이따가 좀 따가셔도 돼요..."

 

우리는 너무 기분이 좋았다. 참나무에 송글송글 솟아난 꽃보다 아름다운 버섯을 직접 따서 집에 가져갈 수 있다니..친구중에 누군가가 말했다.

 

"오빠, 정말 멋지다 그지.."

 

우린 그래서 깔깔거리고 웃었다. 이내 고기굽는 냄새가 나고 일행이 들마루에서 식사를 하게 되었는데 무슨 술인지 이름을 잊엇지만 아주 귀한 전통주를 내놓고 한잔씩 따루어 주는 주인장의 배려가 지금도 가슴에 아주 진하게 남는다.

 

우린 그 괜찮은 남자에 대해 더욱 알고 싶었다. 그래서 이것 저것 물어 보았다.

고향이 어디냐/ 아주머니하고는 어떻게 결혼 했냐/ 돈을 많이 벌었냐/자녀는 어디서 뭐하냐/시시콜콜 생각나는대로 물어가는 중에 누군가 한사람의 질문이 이색적이었다.

 

"여기서 오래 사시면서 잘 견뎌낸 비결이 있으세요?"

 

밀하지면 농사를 지으면 대게 돈도 못벌고 실패하는 경우가 많은 세상인데 고향 지키며 아이들 객지로 다 보내 교육시키고 사는 비결이 궁금해서 물었던 그 질문..

 

주인장의 답변은 이랬다.

 

"나라에서 하라는 반대로 했고요. 한가지만 하지 않고 여러가지를 했습니다."

 

그는 이어서 설명을 했다. 어느날 고추가 돈이 된다고 다 고추에 전력하다가 갑자기 고추가 고추행세를 못하고 쓰레게가 되어 농자금의 빚만 덩그러니 남게되고, 소를 키우면 돈이 된다고 새마을 육성자금에 농어민 후계자 자금을 받아 우사를 짓고 소를 키웠지만 결국 남은 것 수입소와 대기업의 참여로 일시에 빚만 남게 되고 거기다가 용기마져 잃어버린 경우가 허다하다는 것이었다.

 

통일벼를 하라면 아끼바레를 재배하고 노풍을 재배하라면 다른벼를 재배하고 고추를 많이 심으라면 먹을 것만 심고 파농사가 돈을 번다면 고추농사에 좀더 힘을 쏟았다고 했다.

늘 반대로 가는 그를 보고 사람들은 머리를 갸우뚱거렸지만 늘 결과는 그가 이기고 최소한 손해를 보지는 않았다는게 그의 설명이었다.

 

한때 농자금을 얻어 주식을 투자하던 열풍속에서 자신의 페턴을 깨고 돈을 들고 무작정 주식을 샀다가 깡통을 들고 허탄해하기도 했다던 그의 허름한 웃음속에 진실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했다. 그는 또 덧붙여 한쪽으로만 기울이지 않고 늘 벼농사 보리농사 채소농사 축산등에 대해 균형을 맞춰 농사 짓다보니 한쪽에서 좀 실패해도 다른쪽에서 보강이 되어 견딜수 있다고 말해 주었다.

 

우리들은 맛난 음식을 먹으며 모두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그래, 그럴지도 모르지 지금껏 정부가 하라는대로 해서 돈을 벌고 생활이 나아진 사람도 있겠지만 대개의 경우 어려움을 겪었다는 사람이 더 많지 않은가.

얼마전에는 벤처의 바람이 불어서 그 벤처기업에 투자만하면 거부가 될것 같은 언론의 부추김과 정부의 지원천명으로 국민 모두 장외주식 벤처주식을 사고 희망으로 가득차 있었는데..

지금은 몇몇 벤처말고는 모두가 문을 닫고 은행이 어려움을 겪고 결국 공적자금만이 해결방안이 되었지 않은가...그러면 요즈음은 정부가 무얼하라고 하나..나는 그걸 생각해 보기로 했다.

 

요즘의 화두는 대화이고 코드가 아닌가

코드가 안맞으면 안되고 대화가 없으면 시대에 뒤떨어질 것 같은 세상!

모두가 코드를 맞추고 대화를 하자고 데모하고 주장하고 달라고 아우성치는데 이대로 가면 아무래도 나라가 불안하고 사회가 어지럽고 사람들의 인성이 깨질것 같다는 생각은 나의 억지일까...

 

"거꾸로 가면 답이다"

 

주인의 말이 여기에 적용될 일인지는 모르지만 그날이후 난 "정부와 거꾸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나라가 잘 나간다더니 IMF를 맞고 정직하게 국민을 위한다더니 돈들 다 떼어먹고 감방에 가고..모두가 거꾸로 생각하면 되는건지..

 

언론에서 뭐가 잘 된다면 곧 꺼질줄 알고,정부가 애드벌룬을 띄우는 것은 재고해야 한다는 그 주인의 진리..너무 부정적이라고 생각하기엔 들어맞는 진리앞에 난 이제 정부와 언론에 대하여 의심을 좀 해가며 살기로 했다. 왜냐하면 그것은 증명된 사실이기에 말이다.

 

그렇다면...

지금 경기가 최고로 나쁘다니까..이제부터 무언가 바닥의 기분으로 열심히 하면 잘 될 수도 있겠네하는 생각을 함께하면서 그 명소에서 만났던 주인오빠(?)의 행운도 함께 빌어본다.'

 

"거꾸로! 때로는 물구나무를 서서 땅을 이고 하늘에 발을 대는 그 엉뚱함이 아마도 우리에게 더좋은 해답이 될수도 있겠다"는 결론을 매면서 이렇게 한마디 적어본다. 아컴님들에게 주제넘게..

 

#거꾸로 거꾸로 일에 앞서 거꾸로 생각해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