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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밥 먹여 주나


BY 낸시 2020-11-19

처음 식당을 시작했을 때다.
손님이 없을 때면  꽃밭에 나가 놀았다.
장사는 안되는데 근심걱정 없어 보이는 내가 답답했나보다.
남편은 내가 꽃밭에 나가는 것을 싫어했다.
꽃이 밥 먹여 주냐?, 화를 내기도 했다.
남편이 싫어한다고 꽃을 좋아하는 내 맘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아니 그런 남편하고 같은 공간이 불편한 내게 꽃밭은 피난처다.
꽃하고 노는 시간이 남편하고 노는 시간보다 훨씬 즐겁다.
그렇게 가꾸는 꽃밭이 입소문을 타고 식당 홍보에 도움이 되었다.
신문에도 나고 잡지에도 나고 티비에도 나왔다.

그렇게 가꾼 식당을 아들에게 맡기고 두번째 식당을 열었다.
사층 건물 꼭대기에 위치한 식당.
어디에 꽃밭을 만드나 고민스러웠다.
내 고민도 모르고, 딸이 지어 준 식당 이름
Nancy's Sky Garden
엄마는 어디서든 꽃밭을 할꺼니까 지은 이름이라 하였다.
다행히도 베란다 공간이 넓었다.
커다란 화분에 나무도 심고 중간 화분에 다육이를 심었다.
딸은 날더러 자꾸 화분을 팔아보라 했지만 차마 거기까진 내키지 않았다.
보기도 아까운 화분을 어찌 팔라고...

세 번째, 네 번째, 다섯 번째 식당을 차례로 열었다.
떠밀려 다섯 번째까지 열었지만 코로나로 힘들어 문 닫는 식당도 생겼다.
우리가 직접 운영하는 식당은 다섯 번째 하나지만 하나도 운영이 힘들다.
코로나로 잠시 문을 닫으면서 가꾸던 화분들과 이별을 해야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식당과 함께 화분에 있는 식물들의 생명이 끝날 수도 있겠구나, 이별을 준비하기도 했다.
다시 식당을 개업했지만 코로나 기세는 꺾일 줄 모르고 미래는 캄캄하다.
식당의 미래는 모르지만 화분에 있는 식물들은 가능하면 살려야한다.
그래서 팔기 시작했다.
어디든 가서 사랑 받고 살아라, 자식을 입양 보내는 심정으로 팔았다.

남편이 날더러 식당에 있지말고 집에 가서 화분을 만들어 오란다.
화분이 제법 돈이 된다는 거다.
꽃하고 놀라는데 나야 마다할 리가 없다.
소비가 아니고 투자니까 꽃 사는데 돈을 쓰는 것도 부담스럽지 않다.
코로나로 세상이 뒤숭숭하거나 말거나 시름을 잊고 꽃하고 놀 수 있으니 좋다.
꽃이 밥 먹여 줄 날이 올지도 모른다.
더욱 열심히 꽃하고 놀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