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딸아이가 생일파티를 해달라고 했지요.
5살부터 3학년까지 6년을 집에서 생일파티를 했지만 그 뒤론 저도 버거워서 패스트푸드점에서 한답니다.
저희 딸아이는 좀 엉뚱하고 어리숙해서 짭짤맞은 여우가 못되지요.
그래서 항상 친구들에게 바보같이 구는 느낌을 받습니다.
이런 딸아이 어깨 힘좀 주게 엄마라도 세련되고 우아한 모습으로 나가야지하면서 피자집으로 함께 갔습니다.
목소리도 평소와 달리 나직하게 깔고 예쁘게 치장도 하고 했더니 주위에서 누구엄마 예쁘다하는 소리도 나오더군요.
우리 딸 좀 우쭐해지겠구나,하는 생각에 흐뭇했는데...
주문하시죠 하는 소리에 저, 고상한 목소리로 오버하며
한껏 폼잡으면서 말했지요.
"네에,치자 피즈 세판이요."
좀 혀가 말리는 느낌은 받았지만.. 긴장한 탓인가,제가 어떻게 말했는지도 몰랐어요.
그러나 그 순간 여우같이 예쁘게 생긴 딸아이친구가 푸하하고 웃더니 "ㅇㅇ엄마 ㅇㅇ랑 똑같다.세상에,치자피즈래.치자피즈!"하는 거예요. (치즈 피자를 잘못 말했지요.)
그 때 제 딸아이의 그 난감한 표정이란..
그래서 제가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그랬죠."너희들 웃으라고 일부러 그랬단다."
속으로 더 웃었겠지요.차라리 한바탕 웃고 나면 될 것을..체면 차릴려고 하는 변명이란...
전 이렇게 도움이 못되는 엄마랍니다.
오히려 모녀가 셋트로 엉뚱한 사람이 되어 버렸지요.
근데 며칠 뒤 저희남편 등골이 아프다고 해서 부항을 했는데 그 모습이 마치 공룡같았지요.제가 공룡이 갑자기 생각안나서 "있잖아,파충류,그거 닮았어"라고 했죠.
그 다음 근엄한 모습으로 저희남편 하는 말
"으음.그거.. 이완동물 애구아나"
애완동물 이구아나를 어떻게 그런식으로 바꿉니까?
애구아나가 아니라 정말 에구머니나하며 웃었답니다.
가끔 번둥천개라고 말해서 정말 헷갈리는데 저희 부부 왜 자꾸 혀가 꼬이는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