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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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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꽃 차


BY bomza 2008-07-02

 

연꽃차

 

                                    시 : 채은선

 

둥둥둥

항아리 바다위에

연꽃잎 띄워 놓고

설익은 대화들이 밤깊은 대기 속으로

살금살금 뒷걸음 치며 멀어져 갈때

우리는 연꽃 바다에

애기 손바닥만한 박아지 동동 띄워 놓고

항아리 바다에서 잘 익은

연꽃 향기를 떠 마신다

 

아니 세상을 마신다

나이를 마신다

억울했던 세월의 갈피에 숨어 있는

미련함을 훌쩍 마셔 버린다

바다야 작은 항아리에

숨은 연꽃 바다야

너의 향보다도 더 진한 우정을

찻잔에 함께 타서 코끝에 차오르는

발그레한 분홍빛 향기와

가물가물 흐려지는기억들을 잡고

흐느적 거리는 어리석음을 마신다

 

미련한 항아리

연꽃 바다에는

헤아릴 수 없는 미지의 꿈 같은

향---이 진하게 풀어지고

새벽 어두움이 인생의 만취를 희롱할 때

우리는, 거북이 처럼 느린 세월의 미학을

주저리 주저리 서로의 눈속에 메달아 주며

가슴 속으로 진하디 진한

연꽃차 향이 베인다

 

아!

모르겠다

내가 연꽃인지

연꽃이 나인지---

나는 연기 처럼  풀어져

가볍게 나풀 거린다

 

 

 

              

멋진 음악들이 함께 하였던 아름다운 해후.....


▲ 아리랑-이생강(대금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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