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는!
글 : 채은선
하루는!
무심히 해가지고 또 해가 밝아
이슬처럼 내려 또르르 굴러 대롱대롱
삶이 이리 아슬아슬 해서야
대롱이는 하루들이 뚝뚝 떨어져서
쌓이고 쌓여 반백년
탑을 쌓았다면 높아 못올려 보겠건만
이 하루들이 가슴속에 한처럼 쌓여서는
굳은살처럼 밖혀 퍽퍽하다
왠만한 소리에는 감동도 없고
태산이 무너진다 해도 미동도 없다
어린날에 엄마 아빠는
억울 하다고 시끌벅적 한탄인데
늙은 할머니 곰방대만 꿈벅꿈벅
세월이 주는 중심의 힘
하루들이 대롱이는 것은
지혜의 햇살이 반짝이는것
연연이 쌓여 가는것은
겨울 삭풍에도 흔들림이 없는
고목나무 밑둥의 위상,
퇴색하고 보잘것 없는 늙음의
자화상은 세세를 이루는 반석 이려니....
오늘 그대
늙어가는 그 끝에 매달려
안간힘 쓰는 하루는!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