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련의집 / 채은선
신은 사람의 가슴속에 큰
집을 하나 지어 놓으셨나 보다
고통과 시련의 집!
그 집에는 파숫군이 항상 서있다
고통이 끝나면 또다른
고통을 이어넣는 파숫군이!
시련의 집에 들어가면
행복하던 가슴에도
벌집처럼 구멍이 숭숭 뚫리고
피가 엉키다 말라서 모래알 처럼
부서져 내리면 훈련은 끝나고
밖으로 내동뎅이 쳐진다
계절이 어디쯤 와 있을까!
저릅대 같은 영혼이 육체의
집으로 돌아와 등을 침대에 누이면
물젖은 창호지 처럼 흐느러져
맥박은 희미하고 눈은 짓물러서
내려 앉는데 아침 태양은 그
얼굴에도 눈부시게 비춘다
또 누가 지금 그 집에서 견디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