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신년 초에는 많은 사람들.
다가 올 한해의 신수를 보러 유명 점술가를 찾아가지요.
 
울 화상과 연애시절 결혼을 앞두고
신수와 운수를 잘 본다는 그 당시 참 유명한 백운학이라는 분을 찾아갔는데..
그 점술가 왈.
우리 둘..
결혼을 하면 두 부부가 80세 넘게 장수 할 것이고..
먹고 사는 걱정은 안 해도 된다고 하기에 은근슬쩍 기분이 좋았지요.
하지만...
여자 다리에 바퀴가 달려서 여자가 많은 일을 해야 한다고 하기에

좀은 실망도 했지라요.
그라고 여관업이나 물장사가 좋을 거라고 하더이다.
물장사...후후후.
 
그런데..
지금에 와서 랑 생각해 보니..
그 점은 어쩜 맞는 것도 있고 틀리는 것도 있는 기라요.
먼저 생명 수..
울 부부 80수 이상이라고 했는데..
울 화상은 40후반에 단명을 하였고
이 뇨자 역시 한 치 앞날을 알 수 없는 일이고..
 
먹고 사는 걱정 말라고 했건만 그도 별로 이고..
딱 맞아 떨어진 것은..
여자 다리에 바퀴가 달려서 열심히 일해야 된다는 것..
그리고 직업에 있어서 여관업은 아니지만..
물장사 하는 거는 딱 맞춘 것이 아님 가 싶어요.
보통 물장사라고 하면 술집이나 다방 업을 생각하지만..
이 뇨자
물 천지인 바다를 끼고 하는 장사이니 물장사는 물장사....
연애시절 본 점이 처음이고 마지막으로
점이나 신수를 미신으로 여기고 절대 보지 않았습니다.
 
아마 한 8년 전인가 싶습니다.
아마 그 때도 새싹 파릇파릇 돋아나고 종달새 노래하는 춘 삼월쯤 인가 싶습니다..
울 아들 현이..
대구에서 배구로써 좀 유명한 고교 배구선수 활약했건만..
어미가 가장 어려운 때인지라 경제적 밑 바침을 해 주지 못했고..
그렇다고 지 실력이 유별나게 뛰어나지도 못했기에.
별 볼일 없는 전문대 나와서 뚜렷한 직업도 없이 한 참 방황하며
지어미 속을 확 뒤집어 놓고 무작정 가출을 하더니...
 
어느 날..
뜸 금 없이 어미거래처의 12톤 활어차를 몰겠다고 하더라고요.
그도 대형 운전면허를 취득한지도 불과 몇 달 되지도 않았는데..
그 활어차는 충무 쪽으로 주로 다니면서 양식 활어를 대구로 실어 나르는데..
아시다시피 늘 시간에 쫒긴 활어차들의 난폭 운전은 세상 사람들이 다 알고 있는 터..
 
하나 있는 아들 넘..
그 위험한 직업을 가지고 쉬는 날도 없이 밤 운전을 밥 먹듯 하고 다니고 있으니
이 어미 속은 녹을 대로 녹아서 애 간장이 타게된 기라요..
 
이웃집 동료 중매인 부인이 친구의 애처로운 마음을 보다 못해 하루는
안강에 있는 아주 유명한 점술가에게 이 뇨자를 데리고 갔는데..
그 점술가 얼마나 이름이 났는지..
새벽부터 가서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하고..
그 곳에서는 자체 식당을 채려 놓고

대기해 있는 손님들 국수로 허기를 채우도록 장사를 합디다.
맛이 하나도 없는 국수 값도 시중의 배로 받아 처먹고..
또 그 점술가 부인은
그 날 골프 치러 갔다고 점술가 놈 자랑이 질팡하였고
부자임을 은근히 자랑이 늘어졌더라 말입니다.
 
하루해를 꼭 박 넘겨서 기다리다가
오후 3시가 넘어서 겨우 순번이 다가 왔기에...
복채를 놓고 아들 넘 생년월일과 태어난 시를 갈 켜 주고
앞 날 운수를 좀 봐 달라고 했는데..
아이 구!
이게 무슨 날 벼락이고?

아들 넘..
운수가 너무 나빠서 점괘가 안 나온다면서 뭐.. 뭐라고 하는 고 하면
짧으면 그 달 내로..
길어도 여름을 넘기지 못하고 운명을 달리 할 거라고 하는데..
그라면서 대책도 없고 더 이상 점을 못 봐 주겠다면서
복채를 내 있는 쪽으로 내던지면서...
담배를 물고 밖으로 획 나가 버리기에 붙잡을 여유도 주지 않으니..
한 방안에 대기해 있던 사람들 날 보고 포기하고 나가야
그 점술가가 들어오니 암말 말고 가라고 욱 박 지르고..
할 수 없이 돌아 나 올 수 밖에..

오는 길목에 쇼크로 정신이 하나도 없고..
눈에는 눈물이 수도꼭지 틀어 논거보다도 더 줄 줄...
운전대를 쥔 양팔이 사시나무 떨리는 것처럼 덜덜덜...
도저히 그 냥 집으로 올 수 없기에..
다시 포항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김모씨 점술가를 찾아 갔더랍니다..
그 곳에서는 다행이라고 할까..
아들 넘
그 해 신수가 별로 이지만 죽을 운은 아니니 안심하라고 하는데..
하지만..
안강에서 받은 큰 상처로 늘 불안에 떨었고.
아들에게 점을 본 이야기를 해 본들 기분만 좋지 않을 것이고
쓸데없는 미신 믿는다고 타박할 것이 뻔한데...
그저 조심하라고 말 할 뿐..더 이상 암 말 하지 못했지요.
 
그 날 이후..
언제나 이 어미는 마음 비우고 좋은 일만 하려고 노력했으며
새벽에 일어나면 침대머리 맡에 꿇어 앉아서
“오~~~신이여! 우리 아들 오늘도 무사히...”라고
무릎 꿇고 기도부터 드리곤 했답니다.
 
세월은 그래도 유수 같아서...
그 지루했던 신수가 나쁜 해를 아무 탈 없이 넘겼고
아들 현이도 방황의 길을 마무리하고
어미 곁에서 함께 어판장 일을 배우면서 있다오.
 
요즈음도..
대구에 가는 길목에 있는 그 점술가 집을 지나 칠 때면..
나쁜 놈!
아주 사악한 놈!
거짓말로 치부 한 놈!
사기쳐 벌인 돈으로 지 여자 골프 치러 보냈다고 자랑하는 놈!
마음속으로 온갖 욕을 다하면서 지나는 기라요.
꼭 한번은 그 놈을 찾아가서 그 때의 놀라고 황당했던 일 따지고 싶은데
아무런 증거를 갖고 있지를 못했으니 참으로 애통한 일이지요.

쯧쯧쯧..
와 그 당시에 녹음기를 지참 하지 못했을꼬...싶은..

그런 일이 있은 후..
살아생전 내 사전에는 점이란 그 글자는 삭제하였다오.

과연..

점은 어느정도 믿어야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