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드니
몸이 나에게 말을 건다
잇몸에 간신히 붙어있는 어금니
조금이라도 딱딱한 것을 밀어 넣으면
아프다고 생난리다
임플란트 신세 안 지려면 대접 잘하라고 위협한다
10년 전 인대 늘어났던 손마디
아무 이유 없이 틈만 나면
뻣뻣하게 굴며 얼음장을 놓는다
예전처럼 먹는 데도
물먹은 솜마냥 늘어만 가는 체중계를 붙들어 매느라
달음박질이다 윗몸 일으키기 해 보지만
급한 마음에 헛디딘 발목이 앙탈을 부린다
이쪽저쪽 아우성치는 소리에
정신이 하나도 없다
고이 말할 때 들을 걸
악다구니 치는 몸의 소리에
이제서야
앞만 보고 가던 길 멈추고
서글프고 미안한 마음 담아
귀 기울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