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그대에게 대추를 딸 때 장대로 대추나무를 두들겨 패면서 대추를 턴다고 하는데 이유인즉 그래야만 이듬해에 대추가 많이 열린다고 한다 모진 풍상을 겪은 까마득한 절벽에 서있는 굽은 소나무가 좋은 악기를 만드는데 사용되고 매화와 동백은 북풍한설 속에서 멋스럽게 피고 蘭을 살펴보아도 영양이 좋고 풍부한 난(蘭)은 피우기 어려운 꽃보다는 번식하기 쉬운 촉수를 번성해 간다고 한다 그 이유는 꽃을 피우는 일보다 촉수를 번식하는 일이 더 쉽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한 연유로 물도 아껴주고 볕도 과감하게 쐬어주며 따뜻하기 보다는 오히려 서늘하게 해 준 후에야 진한 향의 난꽃을 볼 수 있다는 것인데 사람 역시 같은 이치로 살아가는 것 아닌가 싶다 살아가는 모양과 겪는 아픔에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분명 아픈만큼 성숙한다는 가벼운 유행가 가사같은 이치가 만고불변의 진리일 수도 있지 않겠는가 마음 짐을 짊어지고 떠나는 사람에게 말해주고 싶다 어쩌면 마음 투자하며 밤 잠 못이룬 아픔의 시간만큼 공부가 되었을 것이고 거름이 되었을 것이며 살아가며 누군가를 넉넉히 품어가며 위로하는 사람이 되기 위한 시험대를 통과하는 것이라고.. 지금 겪어내며 고통스러워하는 아픔은 결코 부끄러운 것이 아닌 것일게다 시간이란 묘약이 망각이란 묘약이 마음 먹기에 따라 독이 될 수도 약이 될 수 도 있다는 거 잘 기억했으면 좋겠다 살아가며 누군들 그 만큼의 갈등과 배신감과 오해와 질시 속에 괴로운 밤을 지새우지 않은 이 있겠는가 지나는 비바람에 적신 옷 그저 허허로이 웃으며 햇살 고운날 간간이 내어 말리며 살아갈 뿐이다 우리 모두에게는 또 다른 이름의 선한 이웃 있기에.. 떠나는 그대! 부디 바라기는 어디서 어떤 모습으로 살아갈찌라도 그대에게는 그대 마음자리 크기 만큼의 고운 이웃들이 하나 둘 곁에 들어와 숨 쉬게 될 것임을 아시게나.. 그대 삶의 뜰안에서 피워내는 꽃들은 북풍한설인들 두려울 것이며 고적하고 쓸쓸한 들판인들 두려울 것이겠는가 꽃지게에 실린 그대의 살아온 이야기 바람에 섞인 향으로도 내 기억할 것이며 도적같이 내 가슴에 찾아올 감동의 그날을 기다리겠네.. 건강하시게나.. http://www.logosgarde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