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에 반가운 전화가 왔다
때로는 서로에게 어머니처럼
때로는 서로에게 자매처럼
때로는 오랜 벗처럼 지내왔던 그녀
워낙 전화에 인색한 나..
이곳으로 이사 온 후 진실한 마음으로만 그녀를 염려할 뿐
음성으로는 너무 멀리 떨어져 있었고 일방적인 그녀의 전화와
편지만을 받으면서도 제대로 사랑을 표현하지 못했는데 그녀는
늘 'I love you.'하고 말한다
오늘 그녀의 음성은 지쳐 있었다
나를 찾은 것이 아니라 내 속에 지혜로 오실 주님을 찾고 있음을 알았다
도박과 술에 빠진 남편과 이혼 한 후 두 자녀를 혼자 키우며 그녀 역시
정신과 의사의 도움을 받았지만 '하나님' 이란 이름 석자로 인해 얻어
누리는 평안으로 그녀는 행복을 찾았다 그녀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단점이라면 조용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그녀는 늘 말이 많다
뉴저지에 살 때 세 여자가 자주 만나 식사를 하곤했는데
고등학교 사회 선생을 하다 은퇴한 엘리스는 언제나 조용하고 나긋나긋한
편이고 로잘린 그녀는 주변이 산만하고 말이 많아 함께 하는 시간 거반을
그녀 혼자 이야기 한다 엘리스와 나는 늘 그런 그녀를 편히 맞았다
엘리스 역시 이혼한 여자이다 그녀의 대개의 시간은 독서와 음악 감상이었고
로잘린의 대개의 시간은 이민자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일이었다 가끔 나를
그녀의 파티에 초대해 그녀의 학생들에게 소개를 시키기도 했는데 그때마다
학생들은 공부시간에 그녀가 말 수를 조금 줄였으면 한다는 불평을 하기도 했다
고맙게도 그녀는 내가 정해주는 플랜과 권면을 그대로 실천하려고 했지만
늘 자신의 태생적 수다스러움에 몇일 못가서 본래의 자신으로 돌아간다며
스스로도 안타까와 했다 그러나 그녀의 최대 장점은 감격할 줄 안다는 것이다
꽃을 보고 눈물을 흘릴 줄 알며 따뜻한 햇살에 낮게 나는 새를 보고 감사할 줄
알고 상큼한 바람이 불면 차에서 내려 빛을 찾아 높이 뛸 줄도 아는 여자이다
그런 소녀같은 여자도 할머니가 되니 고민이 생긴 것이다
두 손녀가 있는데 며느리가 아이들을 Day care center에 맡기고 일을
하게되니 손녀들의 생활이나 건강 상태가 엉망이라는 것이다 그녀는
이태리계 미국인인데 작금의 미국 교육형태나 자녀교육에 대해 불만과
걱정의 소리가 높은 편이었다 하루 4시간 아이들을 맡기면 한달 400불
인데 돈도 돈이지만 아이들 가정 교육이 엉망이 된다는 것이 그녀의 걱정이다
그러면서 그녀는 자기가 손녀들을 돌볼 경우 얼마를 받아야 하는 것이냐며
묻는다 물론 이전에 잠시 돌보면서도 시간당 계산해서 돈을 받았다고 한다..
또 하나의 문제는 며느리가 그녀와 함께 있는 것을 싫어 한단다..
며느리의 집안은 가계에 모두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어 병원 신세를 진
집안이고 지금도 형제 자매가 진행 중이라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며느리
역시 사람 기피 현상이 있어 혼자 있기를 좋아 한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며느리는 혼자 조용히 있는 것을 좋아하는데 그녀가 시끄럽다는 것이다
그녀 스스로가 자신을 Strong 하다고 하는 것을 보니 그녀의 넘치는
기운을 조용한 성격의 며느리가 감당하고 싶지 않아 하는 것 같았다
더하여 그녀는 어머니로써 할머니로써 자존감있게 아들 집에 들락 거리고
싶지 '종' 으로 있고 싶지 않다고 한다
내 의견을 묻는다
어머니로 할머니로 있으려면 정말 중요한 그 무엇인가 포기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했다 그리고 며느리에게 무엇을 도와야 네게 편하겠느냐는
질문을 하라고 했다 그것도 아들과 함께 있는 자리에서..둘만 이야기
하다 보면 그녀의 마음이 제대로 전달 되지 못해 며느리와 아들 아들과
어머니 사이에 또 다른 오해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녀가 믿기에 하나님께서 문을 여시고 문제의 해결을 하실 것이라 믿는단다
하나님께서는 사람을 통해 사람에게 다가 가시기도 한다고 말했다..그녀가
절대적인 종의 모습으로 자신의 것을 포기하지 않고서는 어머니로 할머니로
자리에 제대로 앉을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 그녀는 간절히 며느리와 아들이
하나님이란 존재 앞에 무릎을 꿇기를 원한다 그렇기에 나는 더더욱 그녀가
그들의 섬김이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 한다. 그녀는 가족을 통해 그녀의
정신적 건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며 감사와 행복도 누릴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그녀와 함께 했던 시간들이 떠 오른다..
I miss you~~ 하고 그녀는 그녀의 시간 속으로 숨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