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렸을적 꿈이 많았다
헤세의 데미안도 되어보고 윤동주의 별헤는 밤도 되어 보았다
까뮈의 이방인 뫼루소도 된 적이 있었다
비록 지금에 와서 그런 꿈이 실현되지 못했지만 그때 꾸었던 꿈은 밤을 세워 이루고 싶은 욕망과 노력이 있었다
그래서 그때 꾸었던 꿈이 아깝지 않다 그 꿈을 위해 투자했던 시간과 애절한 간구가 아깝지 않다
나는 아이에게 가끔 꿈이 뭐냐고 묻는다
그런데 아이의 대답에는 꿈이 없다
대통령이 되었다가 의사가 되었다가 장군이 되었다가 이리 번쩍 저리 번쩍 되고싶은 꿈도 많기도 하련만 아이는 이런 꿈을 꾸지 않는다
꼭 나중에 커서 어떤 직업을 가질래 하는것 같아 묻는것을 멈추기도 한다
늘 내게 물어만 오는 아이에게 내가 묻기도 하는 유일한 즐거움을 접기도 한다
아이가 꿈을 꾸지 않는 세계 그것은 죽은 사회다
아이는 되묻곤 한다
내가 묻는 아이의 꿈에 대답할 생각은 않고 역 공세를 취한다 엄마는 왜 꿈을 꾸지 않냐고
그 질문에 나는 난처하다
할 말이 없다
아직도 데미안이나 뫼루소의 꿈을 꾸고 있다고 할 것인가?
아이는 날 닮았다
거르지 않고 밥먹는 것도 그렇고 목욕을 좋아하는 것도 그렇다
누가 꿈이 뭐냐고 하면 결혼해서 밥하고 빨래하고 애기 키우는 것이라 할까봐 겁난다
우리 아들 꿈좀 키워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