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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야채전


BY 마가렛 2020-08-09

비가 몇 주째 계속 내린다.
이젠 비가 안 오는게 이상할 정도로 비가 일상이 되었다.
아침에도 세찬 빗소리에 베란다 문을 열어보다가 얼른 닫았다.

비피해가 여기저기 많던데 걱정이다.
피해 복구가 되려면 얼마나 많은 시간 필요할까,
이젠 비좀 그만 왔으면 좋겠다.
코로나에 장마까지  세상이 밝지 않다.
우울모드에 집은 습하고 빨래도 뽀송하지 못하고 눅눅하니
마음도 눅눅해진다.

아침을 준비하려는데 야채전이 생각이 났다.
그제 엄마께 안부전화를 드렸더니 조카들 간식으로 부추전을
하고 계신단다. 엄마표 부추전은 정말 맛있어 자꾸 손이 가는데
갑자기 나도 전이 먹고 싶어졌다.

냉장고에 있는 야채꼬투리를 다 끄집어 내서 얇게 썰었다.
반찬을 만들고 남은 자투리 야채가 지퍼백에 모여 있으니
그것들만을 한꺼번에 처리하면 편하다.

야채는 최대한 앏게 썰었다.
호박, 양파, 부추, 당근,홍고추,풋고추....
집에 숨어있는 야채들이 총출동을 했다.
사실 밀가루 음식을 멀리 해야되는데 안 먹고 살순 없으니 한번씩 제대로 먹는다.
우리밀가루에 물과 계란 하나 톡 털어 넣어 휘저어 본다.
야채를 듬뿍 넣어 작은 팬에 하나를 구어서 맛을 보니 야채맛이다.
약간 모자라는 맛이 무엇일까?
이런.... 소금을 안 넣었잖아?
그런데 이상하다.
야채맛이 어우려져서인지 맛이 그런대로 당백하니 좋다.
밀가루, 소금, 설탕 세가지 흰색은 멀리하라는데 이대로 소금은 생략할까?
그래도 식구들의 입맛을 고려해서
어느정도 간이 맞아야 되겠다 싶어 소금을 한소끔 넣어 반죽을 다시 저었다.
지글거리는 야채전을 한 번 공중으로 올려 뒤집어보니
묘기아닌 작은묘기에 혼자 웃어본다.
아무도 보는 사람이 없으니 더 신나게 야채전 뒤집기를 한다.
새로운 맛을 먹고싶어
카레가루도 추가로 넣어보니 카레 색깔에 야채전이
더욱 빛난다.

아침식탁이 그럭저럭 차려졌다.
달걀장조림, 깻잎순 볶음, 무채무침에 야채전까지
어제 저녁 끓여 놓았던 된장찌개가 더 깊은 맛을 낸다.

난 야채전에 커피 한 잔이 아침 식사다.
커피를 마시며 창밖을 내다보니 여전히 비가 내린다.
언제쯤 그치려나...

아침부터 야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