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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은 묵었냐 몸은 괜찮냐 시집 ㅡ비의 단상


BY 염정금 2020-07-23

장맛비 (비의  단상)    /     염정금

그 누가 알까
먹빛 장막을 친 하늘의 속내
내내 참아온 속앓이
끝내 오열로 쏟고 쏟아
곡절한 슬픈 이야기
창마다 그려 놓고도
사람들 오가는 거리마다
물 길 내어 발목 붙잡고서
우산 위 콩 볶는 소리로
참아온 부아를 터트린다
놀란 행인들 발걸음 재촉하면
그 속 다 풀린 걸까
움푹 파인 물웅덩이 위로
하릴없이 동그라미 그린다
저 말간 악보 따라 흥얼거리면
긴 장마에 곰팡이처럼 들앉은
게으름 달아나고 시마가 오려나?

밥은  묵었냐  몸은 ..
비 내리는 사진 이미지.

유월 하순부터 장마에 들어서서인지 장대 같은 소나기가 쏟아지는 날이 잦아졌다.

올해의 장마는 예전과 달리 비가 길게 내리기보다 장대 같은 소나기를 집중적으로 쏟아붓다 언제 비가 내렸냐는 듯 변덕을 부린다.

마치 해와 구름이 줄다리기하듯 장대비 쏟다가도 햇살 얼굴 내밀고 빨래 말미 반가워, 눅눅한 이불을 내어 널면 다시 비 화살을 쏘아대서 화들짝 걷어 들어오던 어머니의 모습이 아련하다.

하기사 요즘엔 건조기가 있어 이런 풍경은 외부에 빨랫줄을 매어둔 시골 주택에서나 볼 수 있으려나?

더군다나 말간 날마저도 미세먼지로 오염되어 빨래 널기는 물론이고 바깥 활동 시 마스크를 쓰고 다녀야 하는 형편이니 우리가 뿌린 씨가 고스란히 다시 우리에게 전해져 온 것이다,

물 좋고 산 좋은 곳마다 고사리, 배추 밭 만드느라 나무들이 베어지나 싶더니 친환경 전력인 태양광이 산과 들녘을 차지해 번득이니 점차 맑은 피 같은 산소는 감소하고 공해만 하늘로 올려 보내니 어찌 하늘이 노하지 않을까.

얼마 전 해남 대흥사에 다녀왔다, 그 입구 물소리 길이 있는데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나뭇가지가 터널을 이루고 그 옆 골짜기엔 맑은 물이 흐르고 있어 숨을 쉴 때면 절로 탄성이 나올 정도로 맑은 공기가 흡입되었다.

우린 알아야 한다. 끝내 참아온 하늘의 속 앓이와 끝내 그 참았던 부아를 쏟아 붓는 집중호우. 이제 편리를 위한 발전도 좋지만 자연과 융화되는 발전을 꾀하는데 주력해야 할 일이다.

시사21 신문에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