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살의 꿈
연병장 군인들 열병처럼
나란하게 맞닿은 보도블록은
분주한 사람들 발소리만 요란해
그 아래 갇힌 흙살은
늘 뿌리 내린 것들이 그리웠어요
이런 마음 알았을까요
봄비 흩뿌려 촉촉해진 블럭 틈으로
바람에 업혀온 이끼 포자 헛뿌리 내려
푹신한 이끼의 길을 내었어요
머리와 머리를 맞대고
손과 손을 맞잡고
블럭과 블럭의 틈바구니를 따라
점령하듯 채워간 이끼의 길
그 길엔 새 소리 가득한 숲에 이르는
흙살의 꿈이 실려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