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 하려고 버스를 탔다
앞 좌석은 노란색으로 경로색이고 중간 지나면 초록색으로 보통석이다
그런데 분명 경로석에 앉으실 분들이 뒷좌석으로 앉기 때문에
오히려 젊은 이들이 앉을 자리가 없어 노란 좌석에 앉는다.
나보다 더 연로하신 분들도 죽어라 경로석이 싫으신가보다
할머니 할아버지도 서로 자신은 늙은이가 아니라고 앉지 않는다.
다음 정거장 문이 열리더니 보행기 의자가 얼굴을 내민다
순간 들고 있던 가방을 땅바닥에 내팽개치고 앞으로 달려 나가
올라오지 못하고 쩔쩔매는 할머니를 부축해 올려드렸다
의자에 앉으시니 카드도 못대시고 계시기에 얼른 일어나 카드도 찍어드리니
할머니가 웃으시며 고맙다고 하신다
내 어머니 같으신 할머니
나도 머잖아 할머니 처럼 힘이 없어 버스에 오르지 못함에도
버스를 타야할 때가 오리라
생각하니 마음이 쓸쓸해져 온다
그래도 할머니 웃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좋다
땅바닥에 팽개쳐진 내 가방이 심통을 부리는것 같아
털털 먼지를 털어 안아주었다
창밖으로 보이는 노오란 개나리꽃들도 함께 웃어준다
따스한 마음 꽃 위에 살포시 얹어주지 예쁘게 웃어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