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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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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BY 낸시 2020-02-03

요즘 자꾸 나이가 의식된다.
내 삶의 종착역이 그리 멀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끊임없이 머리 속에 맴돈다.
건강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데도 그렇다.

사십이 넘으면서 체력도 시력도 예전 같지 않음을 느끼기 시작했다.
사십까지는 오르막 그 후로는 내리막이라는 말이 이해되었다.
나는 무엇을 하고 살았을까...앞으로는 어떻게 살아야할까... 이런 생각도 들었다.

오십이 넘으면서는 자꾸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어졌다.
그러다, 엄마보다 나이 든 사람도 씩씩하게 잘 사는데  엄살이 심하다고  아들에게 구박 당했다.
나이들면 서럽다는 말이 이런 것이구나...알았다.
돌아보니 나도 나이들어가는 부모님을 이해한 것 같지 않으니 아들을 원망하거나 탓할 수는 없다.
앞에 놓인 길이 외롭고 쓸쓸해 보였다.

세월이 자꾸 흐르더니 이제 육십 중반을 넘어섰다.
아직까지는 남보기엔 건강하고 씩씩하게  잘 살고 있다.
날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뛰어다니며 일해도 거뜬하다.
일을 해내기 위해 나름 열심히 관리를 해서인지 체력은 이제껏 살아온 중에서 최고다.
식당 부엌에서 일하는 것이라면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연 몇 년이나 더  일할 수 있을까...그런 생각이  든다.

일을 해내는 체력과 상관없이 수시로 나이를 실감하기 때문이다.
이빨 하나 상한 것 없이 말짱해 보이는데  언제부턴가 음식을 씹는 일이 조심스럽다.
갑자기 시큰하기도 하고 부서져나갈 것 같은 불길한 느낌도 든다.
침을 삼키는 일 조차 조심스럽다.
툭하면 기도로 들어가 재채기가 난다.
변기에 앉을 때까지 소변이 새지 않은 것도 너무 감사하다.
아직까지는 괜찮은데 멀지않아 실수 할 것만 같은 불길한 느낌이 들어서다.
높은 곳에 오르고 내리는 것도 균형을 잡는 것이 예전 같지 않아 조심스럽다.
매달아 기르는 화분에 물주기를 언제까지 할 수 있을런지...자신이 없다.
일상적으로 하던 일들을  하나 둘 못하게  되는 순간이 곧 올 것만 같다.
내 몸을 조이고 유지해 주던 나사가 여기저기서 헐거워져 무너져가는 느낌이다.

젊어서는 주어진 날들이 버겁고 귀찮아 내던지고 싶었던 적이 많았다.
버리지 않아도 절로 사라지는 것이었는데, 영원한 것으로 느껴져 지겨웠으니...참 어리석었다.
젊어서 삶을 소중히 여기는 지혜가 있었더면 얼마나 좋았을까...

지나간 어리석음을 돌이킬 수는 없고,  오늘이 내게 주어진 가장 젊은 날이라니 열심히 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