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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말


BY 오늘풍경 2019-11-10

토요일이면 의례 저녁 여덟시에 자서 일요일 여섯시에 일어나 아침밥을 해 먹고 산책을 나서는데, 새벽 4시에 눈을 떠서 한 시간 이상 이런저런 생각에 빠져든다. 생각이 많다는 것은 좋은 것일까, 나쁜 것일까. 그래도 전에는 피해의식에 빠져서 안 좋은 생각이 많았다면 요즘은 현상 자체를 생각하기 때문에 훨씬 좋다는 생각이다.

잠이 안 올 때, 과거 힘들었던 일 생각하면서 회한에 빠져 지냈던 시간들이 있었다. 참 이것도 못할 짓이었다. 왜 그렇게 바보같이 살았는지, 그 사람은 왜 그렇게 못되먹었었는지, 왜 그렇게 당하고만 살았는지, 왜 그 때 그 말을 못했는지 후회하고 돌이키면서 내 영혼을 많이 갉아먹었는데 날 힘들게 하는 사람들과 의도적으로 일정 거리를 두고 살면서 이 문제는 많은 해결을 보았다. 회한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체험적으로 알게된 이후 나는 어떤 결정을 할 때 이게 깊은 후회로 남을 결정이 될 것 같다고 하면 절대 하지 않는다. 그 때는 도덕적, 사회적, 일반적 판단잣대도 내려놓는 편이다. 지금도 그런 결정들이 옳다고 믿는데, 판단 기준에 따라서는 이런 나를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이라고 하는 이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개의치 않는다.

새벽에 한참 몰두해서 한 생각은 바로 '말'에 대한 것이다. 최근 나는 평소보다 말을 많이 했고,들었다. 남편과 장난치는 말과 업무적으로 하는 말들 외 많은 말을 하지 않는 내가 최근 말을 많이 하고 들으면서 분명 말들 중에는 아름다운 말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아름답지 않은 말을 할바에는 침묵이 진짜 금이구나 이런 생각도 든다. 내가 생각하는 아름다운 말은, 염려해 주는 말, 공감해 주는 말, 이해해주는 말, 상대방의 생각을 정확히 듣고 내가 맞게 들었는지 확인하듯 피드백 해주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세상을 아름답게 해 주는 세 가지 핵심적인 말. 고맙습니다. 미안합니다. 사랑합니다. 

성경에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내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란 말씀이 있다. 여기서 길이요, 진리요, 생명은 예수님을 뜻하지만, 그리고 다년간의 성경공부로 이 말씀의 위대함을 너무 잘 알지만, 신앙을 떠나 보편적으로 생각해 볼때 길이 되고, 진리가 되고, 생명이 되는 것은 바로 사람을 살리는 아름다운 말이 아닐까 싶다.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야하는 극적인 이별의 순간에, 정말 꼭 해야하는 말을 해야하는 순간에 나는 말을 잘하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 내 진심을 잘 전달할 수 있을까? 아 다르고 어 다르다고 하는데 오해없이 들리도록 말할 수 있을까. 말로 사람의 성숙도를 짐작하게 되고, 말이 없으면 진심을 알 수 없기 때문에 꼭 해야할 말을 하고, 버려야하는 말을 버리는 것도 인생에서 큰 숙제가 아닐까 싶다.

아줌마닷컴에 글을 올리면서도 글로써 말을 많이했다. 이곳도 여러명이 모이는 곳이고 나이도 다르고, 사는 형편도 다르고, 패턴도 다르고, 생각하는 방식도 다르기 때문에 나와 잘 통하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그러다 보니 몰이해에 빠져서 실수도 잦다. 그럴 때는 말도 그렇지만 글이라 돌이킬 수도 없다. 그냥 아, 내가 좀 그렇구나..부족하구나 반성하고 넘어간다. 그리고 이해해주는 상대방의 너그러움에 조용히 고개숙여 감사를 드리고 배운다.

말을 잘하려고, 좋은 말만 하려고 하다가 자연스러움을 놓치고 싶진  않고, 정말 결정적일 때 말다운 말을 하기 위해서라도, 그리고 스스로에게 좋은 말로 격려와 응원을 보내기 위해서라도 항상 배우는 자세로 살아야지 싶다.  그런 의미에서 안 하니만 못한 말 대신에 침묵을 지키는 법도 같이 배워야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