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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메 염색


BY 마가렛 2019-10-22

머리에 흰머리카락이 슬금슬금 올라와도 다짐을 했었다.
이젠 염색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멋지게(?)머리카락을 유지해야 겠다고
야무지게 생각을 했었는데 이 머리카락이란게 하룻밤을 자고 일어나면 언제 자랐는지
자꾸 눈에 거슬리는게다.
단백질이 모두 머리카락으로 가는 건지 머리카락은 콩나물처럼 잘도 자란다.
2센치정도 머리카락이 자라니까 이젠 한계가 왔는지 괜시리 머리카락만 집중적으로 노려보고,
째려보고 투덜거리고...
할 수 없이 미용실을 가려다가  잠깐만!
미용실에 가면 기다리는 시간과 염색하는 시간 그리고 염색비용이 넘 비싸다.
파마는 비싸도 용서가 되는데 이 염색 비용은 용서하기가 힘들다.
이번 달에 지출도 너무 심하여 궁리 끝에
장을 보면서 염색약을 하나 샀다. 염색약도 종류가 너무 많아서 꼼꼼하게 살펴보고
최종적으로 낙점된 것을 카트에 담았다.

남편에게 넌즈시 평소에 안 한 애교를 부려본다.
"자기야~ 나 염색할 때가 됐나 보네. 흰머리가 숭숭 올라와서 보기 시러~
염색 해 줄 수 있엉?"
"그러지 뭐."
못한다고, 주말이니 좀 쉬고싶다고 할 줄 알았는데 넘 심플한 대답에 싱거웠지만
평소에 꼼꼼한 성격의소유자인 남편의 솜씨를 기대하며
갈색 염색약을 내보였다.
내가 먼저 설명서를 읽고, 남편도 설명서를 읽어보라 하고 염색 실시!
머리카락 뿌리쪽을 집중적으로 염색해야하며 흰머리가 많이 보이는 정수리쪽부터...하면서
잔소리 아닌 잔소리로 염색을 하게했다.
어찌나 꼼꼼한지 여기저기, 이쪽 저쪽 남편의 손길을 분주하게 바빴다.
간간히 남편에게 잘한다. 처음인데 미용사 같다하면서 칭찬으로 흥을 돋구어 주니
더 잘하는 거 같았다.

30분 정도 방치하고 나서 삼푸를 하고 나오니 어쩜 좋아.
염색한 부분이 밝은 색으로 '나 염색했어요.'하고 자랑하는 것 처럼 표시가 났다.
대부분 염색은 잘됐는데 내가 염색약을 너무 밝은 걸 택했나 싶었다.
다 내탓이다. 초자의 실수를 인정할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남편에게는 염색을 잘했다. 몇만원 절약됐다고 하면서 호들갑을 떨었더니
남편도 빙그레 웃는다.

야메염색의 한계인가 보다.( 야메라는 말을 사용하고 싶지 않지만
이럴 때 야메라는 말을 써야 더 실감있다.)
미용실에서 염색을 했다면 아마 미용사가 나의 머리카락 색에 맞춰 염색약을 잘 섞어서
예쁘게 해주었을텐데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염색약이 괜찮았는지 머리카락도 상하지 않았고,
1+1인 염색약이 하나 더 남았으니 나중에 또한번 염색을 하면 좀더 자연스러워지지 않을까...
아니면  완전 다른 색으로 변신을 해볼까 가을엔 변신을 꿈꾸는 여자가 아름답다.
헤어디자이너는 남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