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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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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


BY 마가렛 2019-08-27

일요일에 외출을 하려고 옷장문을 열어 가방을 찾으니 생각지도 못한 가방이 툭 떨어졌다.
'아! 이 가방', 2년 전인가 내가 어깨가 아프다고 하니까 여동생이 선물로 사 준 백팩이다.
동생은 가방 2개를 샀는데 처음에는 이 가방을 사용하고 나에겐 다른 브랜드 가방을 선물했었다.
그러다가 어느날 가방을 바꿔 들자고 해서 나도 지루한 참에 좋다고 했는데  지금껏 내가방으로
자리를 잡았다. 동생도 바꾼 가방이 더 마음에 들었는지 우린 암묵속에 오늘에 이르렀다.
그런데 언제부터  가방이 무거워졌다. 양어깨에 가죽끈이 걸쳐 있고  가볍지 않아
들다가 그냥 구석에 놓였던 가방이 눈에 들어온게다.

어제 다시 가방을 보면서 이 가방은 앞으로 들고 다니지 않을 것 같아 정리를 하기로 했다.
동네중고카페에 싼 가격으로 올렸다.
이내 명쾌한 소리와 함께 가방에 관심이 있는 구매자가 무겁지 않냐고 물어본다.
가죽이라 조금 무게감은 있다고 하니 가격을 좀 깍아 달란다.
가격도 비싸도 올리지 않았는데 꼭 깍는 사람의 심리를 알지만 나도 의례 한번은 그냥 비싼 가방이라고
살짝 거절을했다.
당신이 제시한 가격에 주시면 잘 쓰겠다고 애교를 부린다.
나도 알았다고 하면서 시간을 정했다.

가방을 한번 크림으로 잘 닦고 내가 어깨에 걸쳐보았다. 그런대로 괜찮았다.
갑자기 초등학교 때 빨간가방을 어깨에 매고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하는 생각에 혼자 웃는다.
뚜껑이 달린 빨간가방이 참 이뻤지.
지금이야 다양한 브랜드에 멋지고 예쁜 컬러가 넘쳐 나지만 그때는 오직 빨간색 가방이었다.

 그녀가 다시 연락이 왔다.
운동가방으로 사용할 건데 괜찮겠냐고 꼼꼼하게 묻는다.
난 어느새 판매가가 된게다.
살짝 심기가 그렇다. 안 팔아도 된다는 생각에 운동가방으로 글쎄요. 추천하진 않겠다고
이내 마음을 정리하고 가방에 신문을 넣고 옷장에 넣었다.
색상도 다시 묻는다. 대답을 해주고 나는 벌써 마음을 접었다.
그러곤 저녁 준비를 하고 있는데 사겠다고 주소를 알려달란다.

주소를 알려주고 가방을 꺼내 쇼핑백에 담았다.
내가 사용했던 제품이 다른사람에게 가서 잘 사용되면 서로 좋은게다.
환경에도 좋고 경제에도 좋고 서로에게 이득되고,
쇼핑백도 정갈한 쇼핑백에 넣어 가방을 한번 더 흝어 보며 체크를 했다.
좋은 주인 만나 잘 사용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경비실쪽으로 내려가니 나를 알아보고 차 앞에서 인사를 건네는 그녀에게
나도 웃으며 인사를 하고 가방을 보여주었다.
꼼꼼하게 살펴보며 생각보다 크지 않다고했다.
내가 사이즈까지 알려주었는데 말이다.
조금 망설이는 그녀에게 굳이 안 사셔도 된다고 하니 사겠다며 약속한 금액의 봉투를 건넨다.
잘 사용하겠다고해서 나도 고맙다며 먼길 오시느라 수고 하셨다며 조심해 가라고 인사를 건넸다.

가방이 하나 줄었다.
갑자기 이런 생각이 스친다.
사람도 정리를 하면 좀마음이 편해지려나.
아님 빈자리의 공허함이 자리잡아 계속 생각이 나려나.

정리가 필요한 시기다.
이젠 가을바람 솔솔 불어오니 옷도 정리해야 되고 그릇도 정리하고,
안쓰는 물건은 정리해서 좀 가볍게 여백의 미로 살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