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복 더위에 우리 옆집은 4층 건물을 헐고
새 집을 짓는다
원래 주인은 그 건물을 팔고 길건너 새 아파트로
이사를 갔다
크레인이 작은 포크레인을 옥상에 올려 놓으니
건물을 꼭대기부터 헐어 나가고 있다
쿵쿵 소리와 함께 땅이 울리듯 우리 집도 울리니
3층 세입자에게서 전화가 다 왔다
"집이 쿵쿵 울리는데 괜찮은건가요?"
상황을 설명해 주니 집이 울려 놀랬다고 한다
동네 집짓는 데는 많이 봤지만 바로 옆에서
짓는 건 처음이라 여러모로 신경이 쓰이는 게
사실이다
우르릉하며 가림막 안에서 소리가 날 땐
불안한 마음까지 든다
건물을 부술 때 계속 물을 뿌린다고는 하는데
매케한 먼지가 올라오는 건 어쩔 수가 없다
건물을 새로 지으려면 옛건물을 허는 건 당연한
일이겠지만 그 많은 건축폐기물들은 다 어디로
가서 버려지는지도 염려가 된다
매일 버려지는 생활 쓰레기도 엄청난 데
유난히 신축하는 건물이 많은 우리 동네는
건축폐기물 역시도 압도적으로 많을거란
생각이다
작게나마 남편과 나는 그 집을 허물기 전에
멀쩡한 것들은 떼거나 갖고 와서 알뜰히
재활용하므로 지구를 살리는 데 조금이나마
힘을 보탰다 자부한다
옆집이 별 탈없이 공사가 끝나기만을
바래며 오늘도 소음과 하루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