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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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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와 영화


BY 시냇물 2019-07-15

아줌마닷컴에서 프로댓글러 상품으로 받은 영화권을 20일까지 사용해야 한다기에

남편과 급 영화를 보기로 하였다

남편도 심심해 몸부림(?)을 치길래~~




영화관은 메가박스라 동네 근처에는 마땅한 데가 없고 마침 제일 가까운 곳이 이수역이라

버스를 한 번만 타면 되니 영화를 검색해 보았다

사실 처음 영화권을 받고 검색해 보니 우리 나이 대가 볼 끌리는 영화도 없어서 결정을 못하고

시간이 흘렀는데 보내준 곳의 성의를 보더라도 날짜가 지나면 안 되겠길래 그냥 오늘 가자고

하였다



마침 오후 3:30분에 상영하는 "미드소마"라는 영화가 있길래 영화에 대한 사전 지식도 없이

무조건 집을 나서는데 날씨도 흐리고 비가 오길래 우산 하나로 꼭 붙어 Date 기분 좀 냅시다 하니 싫지

않은 눈치다




영화관에  도착해 보니 월요일이어서인지 관객도 없고 한가하기만 하다

표를 찾으려 두리번 거리니 매점에만 직원들이 있고 발권하는 데는 사람이 없이 예매한 티켓은

무인발권기를 사용하라 써 있었다

무인발권기에서 예매권 번호를 찍고 몇번을 해도 예매내역이 없다고만 나오는데 물어볼 사람도

없어 어쩌나 하는 순간 직원이 나와 물어보길래 폰으로 받은 내용을 보여주니 그거는 직원에게

직접 티켓팅을 해야하는거라 알려 주었다

그 직원에게 표를 받고보니 영화 상영까진 30분 정도 여유가 있었다

우리가 볼 영화관은 8층인데 12층에는 간단한 음료를 파는 곳도 있어 옥상 야외 테라스에서


차 한 잔 마시며 바깥 경치도 보면서 영화 시간을 기다렸다



우리가 본 영화는 내용이 어떤 면에서는 사악한(?) 기운이 느껴질만큼 사이비 종교라 해야 하나

집단으로 모여 사는 마을공동체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2사간이 넘는 영화 상영 내내 나는 여주인공이 심리적으로 충격이 큰 사건(부모와 여동생의 집단 자살)을 겪으면서도 그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고 억누르고 억압하기만 하는 모습이 무척 안타까워 내 가슴이 터질듯 답답해졌다

그러면서 지나치다 싶을만큼 담담해 의아하게만 느껴졌다



겉으로 보기엔 평화로워 보이기만 하는 그 마을 공동체는 산사람을 제물로 바치는 엄청난 일을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자행하며 마을 사람들 모두는 그게 잘못되었다는 인식조차 없이 집단 무의식에 빠져 있다



가끔 매스컴에서 사이비 종교에 빠져 이성이 마비된 사람들에 대한 뉴스가 나오기도 하는데

맹신도 위험하지만 광신은 더 더욱 위험하단 생각이다

 사람을 세뇌시키는 듯한 영화 분위기 때문일까 영화관을 나서며 우리는 둘 다 머리가 지끈지끈 아팠다

보고 나서도 계속 찜찜함이 남는 영화라 뒷끝이 개운칠 않았다





한 방울의 맑은 물이 흙탕물 전체를 맑게 하긴 어려워도 훍탕물이 전체를 흐려 놓는 건 훨씬 쉬우니

우리가 깨어 있다는 건 늘 자기 성찰을 게을리 하지 말라는 깨우침이겠구나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