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옥상에 올라가 오이밭(?)을 살펴보니
좀 큰 거는 주렁주렁, 작은 거는 조랑조랑
온통 가지마다 오이가 매달려 있다
오이가 가지마다 달려 있으니 나는 그게 다 크게
자라는 줄 알았더니 남편 말이 수꽃이 없어 수정이 안 되면 그냥 시들어 버린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열매가 안 달린 수꽃은 제일 구석에
눈에 잘 띄지도 않게 숨듯이 비실비실한 게 딱
하나 눈에 띄었다
마침 그 때 벌 한 마리가 수꽃에 들어갔다가
암꽃속으로 들어가길래
"이건 확실하게 수정이 됐겠네!"
내 눈엔 신통찮게 보이기만 하는 수꽃이 이 많은
암꽃을 거느렸나 싶길래 남편에게
"얘는 지가 의자왕인 줄 아나 봐 혼자서 이리 많은 암꽃을 거느렸으니..."
하니 웃는다
내가 볼 땐 가히 여인천하라 할 수 있는 오이밭에서 싱싱한 오이가 많이만 나오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