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마늘만 보면 홀리듯 사서는 까느라 고생이다
한 달여 전 마트에 갔는데 햇마늘을 쌓아 놓고 팔고 있었다 그걸 보니 나도 모르게 마늘장아찌를 담으면 좋겠다 싶길래 덜컥 한 접을 샀다
에고 집에 와 그걸 쳐다보자니 까는 게 힘들어 마늘장아찌는 안 담는다고 했던 생각이 그때서야 나는 거였다
아, 망할 놈의 내 건망증이라니ㅜㅜ
한꺼번에 보면서 까면 저걸 언제 까나 싶고
까도까도 줄지도 않는 거 같아 일단 베란다에
안 보이게 내다 놓고는 10개씩 가져다 까기 시작했다 그럼 심적 부담(?)이 좀 덜한 것 같길래...
어쨌든 내가 먹을 것도 아니면서 누구 좋으라고
이 짓을 하는지 원 내가 무슨 1등 주부라고...
그렇게 2박3일은 깠나 보다 겨우 마늘 한 접을
~~~
깨끗이 씻어 식초물에 담아 놓은 게 5/21일이니
벌써 한 달이 되었길래 미루다간 더 못 할 거 같아 촛물을 따라 간장, 설탕을 섞어 팔팔 끓여 식힌 다음 다시 부어주니 일단 비주얼은 그럴싸한
마늘장아찌로 보인다
이제 또 시간이 지나 맛을 봐야 잘 된건지는
알 수 있을 듯 싶다
그런데 마늘이 자꾸 떠오르길래 랩으로 덮었는데 다른 사람들은 비법이 있을까?
마늘장아찌는 까고, 삭히고, 간장물 다려 붓고
하는 수고에 비해 먹는 건 순식간인 탓에
좀 넉넉히 해두고 싶어도 까는 게 일단 무서워
엄두를 못 낸다
2년 전엔 오죽하면 마늘까다 몸이 안 좋아져
입원까지 하는 해프닝을 다 했으니 마늘장아찌와 나는 가히 궁합이 안 맞는거다
그럼에도 나는 내년이면 또 잊어 버리고
마늘을 살 게 분명하다
마늘아, 꼼짝말고 게 섰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