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낮의 땡볕이 옥상을 이글이글 타오르게
하고 있다
넘치도록 쏟아지는 햇빛을 그냥 두기엔 아까워
장롱을 열어 요카바 두 개, 차렵이불 1개,
여름 이불 2개, 배갯카바 5개를 벗겨내 욕조에
세제를 풀고 담궜다
욕실에 욕조는 처음 수리한 기념으로만 목욕해 봤을 뿐 제 임무는 잊은 지 오래다 이렇게 큰 빨래들이 있을 때만 비로소 그 필요를 일깨운다 할까?
발로 지근지근 밟아가며 빨래를
하노라면 왠만한 스트레스 쯤은 어느새 말끔히
씻겨져 내려간다
특히나 때 이른 더위가 찾아오는 이맘 때쯤
욕조 빨래는 내게는 훌륭한 피서에 다름 아니다
게다가 오늘은 아침부터 남편과 기싸움이 있었는지라 더욱이나 적절한 기분전환용이다
예전 아낙네들은 빨랫터에서 방망이로 실컷 두드리며 스트레스를 해소했다는 얘기도 있지만
현대를 살아가는 요즘의 주부들에게는 욕조 빨래만큼 훌륭한 해소책이 또 있을까 싶다
뽀얘진 빨래들이 6월의 땡볕과 함께 부쩍부쩍
마르는 걸 보니 찝찝하기만 했던 내 마음도
제법 반듯하게 펴져 있었다
오늘의 빨래 끄으~~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