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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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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보니 봉사도 하고...


BY 마가렛 2019-04-22

무언가 휘익~하고 지나간다.
비둘기가 날아 갔을까? 아님 까치가 스쳐지나 갔을까?
참새는 몸이 작아 알아 보았을텐데 제법 큰 놈이 지나갔다.
길을 걷다보면 까치가 종종 눈에 들어온다. 까치는 옛부터 길조라서 좋아하고
집에 손님이 온다는 설이 있지만 지금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겐 그리 중요한 말은 아니고
나무에 새 한마리나 서너마리 앉아서 재잘거리며 노래하는 모습에 귀가 즐겁고
눈에 그림하나 그려주는 것 같아 기분 좋다.

팔이 아프다는 핑계로 봉사도 잘 못하고 지내는 요즘 성당 단체에서
교육원에 봉사하러 가자는 제안을 받고 은쾌히 함께했다.
교육과 피정을 하는 교욱원은
잔잔하게 잘 덮인 초록 속에 금방 튀어나올 것 같은 오리가 옹기종기 한가롭게 거닐고 있는
모습에 눈이 한참 머문다.
곳곳에 개나리, 철쭉 피어오르고, 제비꽃과 꽃마리는수줍게 숨어있는 모습도 사랑스럽다.
처음 본 자매가 먼저 반갑게 인사하며
"미인이시네요!"하며 쾌활한 목소리로 말한다.
"더 미인이신데요.ㅎ"
감사하단다.  첫인사로 단추하나 풀며 서로에게 호감을 갖는다.
수녀님의 안내를 받아 강당을 청소기와 대걸레로 밀고, 테이블을 닦고
 2층에 올라가 침대침구를 정리했다. 침대를 정리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
수녀님의 설명을 꼼꼼하게 잘 듣고 2인1조가 되어 정리를 시작했다.
풀을 살짝 먹인거 같은 빳빳함과 다림질 잘된 이불 커버로 이불에 씌우고,
배게커버를 씌우고 잘 셋팅하면 하나의 침구정리가 되는 셈이다.
갑자기 바깥 풍경삼아 그냥 드러누워 한시간 쪽잠을 자고 싶었다.
얼마나 꿀잠이고 맛있는 잠이 될까?
열개정도의 방을 정리하니 은근 허리가 아프다.
함께한 친구가 계속 괜찮냐고 물어봐준다.
몸이 팔이 아프면 괜히 온 거 아니냐고 섬세하게 걱정해준다.
괜찮다, 봉사를 하니 괜히 마음이 부드러워지고 몸도 가볍다고 일러주니
다행이라며 웃는다.
정리가 끝나고 작은모임 방에서 수녀님과의 차 한잔의 시간.
옆에 친구가 처음 온 나를 수녀님께 소개하니 반갑다 하시며 이젠 자주 보잔다.
털털하게 잘 웃고 말씀 재미있게 하시는 수녀님은 첫 만남인데 여러번 만난 지인같다.
사람은 첫인상이 중요하다더니 수녀님 저에게 점수 따셨어요!ㅎ
수녀님이 타 주신 달달한 삼박자 커피를 마시며 수녀님 말씀에 경정을 하며
내가 궁금했던 수녀님 생활에 대해 여쭈어 보았다.
옆에 앉은 친구가 뀌뜸하기를 이전에 수녀님은 딱딱하고 너무 근엄해서 다가가기가 힘들었는데
새로 오신 수녀님은  편하게 대해주시니 스스럼없이 가까이 가게 된다는 말을 들었다.
각인각색이라고 수녀님인 성직자도 다 좋은 관계는 아니란다.
본래의 성격이 있으니 어찌보면 인간관계가
가장 힘든게 사실이다. 이렇게 좋게 보이는 수녀님도 싫어하는 사람도 있고, 힘들어 성사를 보면
너무 애쓰지말라는 신부님의 말씀에 오히려 기분이 가쁜해진다는 말씀에
나도 너무 애쓰지 말자 생각해 본다.
어찌 모든 사람이 다좋고 다 나를 좋아할 수 있을까?
마음가고 마음 통하는 사람끼리 재미있게 좋은 만남 유지하면 행복한거지.

교육원 나오는 길에 좁은 길이 갑자기 넓어보인다.
수녀님과 대화하면서 힐링이 되어서일까?
나의 시선이 좀 넓어져서 일까?
길도 다양하게 여러길이 있지만  내가 걷는 길만 내길이다 싶은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