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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은 나에게 너무 성급했다.


BY 마가렛 2019-03-08

날씨가 그럳대로 쾌청하고 미세먼지도 보통이라니 감사한 마음에
수원 시립미술관을 찾았다.
그런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3월 중순까지 내부공사라니 헛걸음질을 한게다
돌아서려다가 그곳까지 갔으니 걷기운동겸 산책이라도 하려고 주위를 돌아보니
생각지도 못하게 수원복수동성당이 보인다.
반가운 마음에 들어가보니 역시 아직은 겨울 끝자락, 이른 초봄이라 조금 휑하다.
일제강점기에 뽈리 신부님께서 순교자들과 미신을 타파하기 위해 설립한
수원 최초의 고딕식 문화재 성당이다.
조용한 걸음으로 성당안으로 들어가본다.
세월의 흔적이 여기저기 남아있지만 흔적만큼 빛을 발하는 성당이다.
기도를 드리고 밖으로 나오니 나같은 자매가 한 명 들어선다.
우리 둘은 엷은 미소를 지으며 목례를 했다..
정원에는 십자가의 길과 순교자들의 흔적이 남아있었다.
경건한 마음으로 주위를 걷는데 노랗게 피어오른 꽃이 말끔히 쳐다본다.
이렇게 가까이 겨우내 얼었던 땅이 녹아 새롭게 피어오른 꽃이 나와 인사하기는 반갑다.
복수동 성당에서 복수초를 보니 웬지 기분도 좋다, 복이 들어간 복수초라서인지
괜시리 기분좋은 3월이 될 것같다.
거리엔 바람이 제법 차다.
성급한 마음에 얇은 가디건을 입은게 잘못된 선택이었다.
꽃샘바람이 제법 불어 어깨가 간간이 추워진다.이럴줄 알았으면 머플러라도 하나 준비하는 것을..
마음은 청춘이고, 옷도 청춘이지만 나의 몸은 더이상 청춘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각지도 못한 거리에서 이방인이 아닌 나로 반나절 이상 걸으면서
새로운 곳을 발견한 건 어쩜 우리가 살아가면서 내가 의도하지 않은 일이 계속 일어난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하교길의 학생들의 모습에선 새학기의 풋풋한 향기가 뿜어나온다.
재잘거리며 웃는 학생들, 똑같은 교복을 입었지만 그들도 분명 나만의 생각을 갖고 있을게다.
3월의 어느날은 또다른 나를 깨우고 지나간다. 
 

3월은 나에게 너무 성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