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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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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이면 즐거워요.


BY 마가렛 2019-02-07

손이 빠른 올케가 준비한 점심상은 한상 가득했다.
엄마는 이번엔 아무것도 하지않으셨단다.
올케가 알아서 한다고 하길래 뒤로 한발작 물러셨다는데
그말씀을 하시면서 시원섭섭해 하신다.
"엄마, 저도 혼자하는게 편하더라구요. 그러니 엄마가
이젠 도와주지 않는게 도와주는거예요."
알았다고 하시는데 그래도 섭섭해 하시는 건 어찌보면 당연한게다.
새롭게 선보인 칼칼한 김치 돼지고기 찜을 남자들이 좋아했다.
나도 기름진 음식의 잡채와 불고기엔 손이 거의 안 가고
야채류와 게장무침이 맛있다.

다과타임이 거의 끝나갈 무렵에,
"조카들, 이렇게 할 수 있겠어?ㅎ"
남동생이 벌떡 일어나서는 앞으로 굽히기를 하며 조카들에게 한마디 던진다.
제일 늘씬한 조카가 도리질을 한다.
"저는 몸치라서 손이 잘 안내려가요."
조카들이 돌아가면서 앞으로 굽히기를 하더니
급기야 어른들도 한번씩 따라한다.
친정엄마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사뿐히 손을 발끝으로 닿게 하고
몸의 유연성을 한껏 뽐내시며
"매일 운동하면 가볍게 내려간다." 한말씀 하신다.
여동생도 헬스장에 다니지만 운동은 별로 좋아하지 않느다며
겨우 앞으로 굽히기를 한다.
뒤 늦게 일어선 내가 앞으로 굽히기를 손바닥까지 바닥에 가볍게 터치하니
함성이 울린다.
"이것쯤이야. 매일 스트레칭하면 누구든 할 수 있어."
사실 앞으로 굽히기는 중학교때 체력장 할때도, 고등학교 제력장 할때도
만점 받은 종목이다. 손이 길어서 인가?ㅎ

남동생은 옆으로 눕더니 한쪽 다리를 45도 올리는 포즈를 취한다.
똘만이들은 하나들 따라하더니 힘들다며 이내 포기하는데
동생이 하는 말 뭐든지 하루아침에 되는 건 아무것도 없다며
꾸준하게 노력해야 된다며 단단한 근육을 은근 자랑했다.
엎드려서 팔굽혀 오래 버티기도 시범을 보이니
모두들 헬스클럽에서 운동하는 분위기다.ㅎ
조카는 몸이 굳어서 안된다며, 어떻게 그렇게 잘할 수 있냐며
동생에게 물으며 따라하는 동작이 얼마나 재미있던지.
중간중간에 다리가 아프다며 소리까지 지르면서도 끝까지 따라한다.
남동생은 누구에게나 즐겁게 해주는 분위기메이커다.
같은 말이라도 즐겁게 재미나게하는 재주가 있어서
조카들이 좋아하며 잘따른다.

모두들 남동생 주위에 앉아 동생의 운동포즈를 따라하며 깔깔 웃는 가운데
제일 즐거워 하시는 우리 엄마.
작년까지만 해도 엄마옆에 아버지가 앉아 계셨는데
1년사이에 아버지의 빈자리가 느껴진다.
센스있는 제부가 엄마옆에 앉아 말동무를 해주시니 연신 웃음이 떠나지 않으신다.

친정에 가기전에 아버지 묘소에 잠깐 들려 성묘를 하면서
아버지께 인사를 드리며 우리가족이 늘 화목하게 잘지내게 도와달라고 부탁드렸다.
알았다고 하셨으니 우리가족은 이전처럼 늘 화목하겠지?

일어서려는데 엄마가 일본에 있는 딸의 세뱃돈까지 챙겨주신다.
이젠 성인이라 세뱃돈 안 주셔도 된다고 해도 그냥 용돈이니 아무말 말라고 하신다.
남동생도 덩달아 용돈봉투를 챙겨주니 고맙고 고맙다.
언제나 정이 넘치는 우리 엄마의 행동을 보면서 남동생도 어느새 가랑비에 옷 젖듯이
따라하고 있다.
막내 여동생네는 명절날 당일에 친정에 먼저 들렸다가 내려가서 만나지 못해 아쉬웠다.
통장번호를 몰라서 카뱅으로 조카들 세뱃돈을 넣어주니 여동생이 놀라며 고맙다고 인사를 한다.
그런데 "언니 카뱅은 어떻게 하는 거야?"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