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내리는 아침 마당 화분들이 목을 축인다. 그뿐만이 아니고 목욕하는 날이기도 하다. 수도 계량기 옆에 놓아둔 줄 난 화분에 꽃피고 줄줄이 새끼를 치면서 덩치가 큰 장독만하다. 벽 틈사이로 실지렁이처럼 자란 나팔덩굴이 비오는 와중에 줄 난을 타고 올라와 한 송이 꽃을 피웠다. 줄 난에게는 불청객이지만 꽃이 예쁘다. 작은 빗방울에도 찢어질 것 같은 여린 나팔꽃이지만 잘 견디고 피어있다. 나팔아~~ 너 때문에 기분 좋은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