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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들은 초,중학교 아이들의 화장 어떻게 보이 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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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BY 낸시 조회 : 246

행복만땅

"나는 스트레스에 약한 사람인가 봐.

허리도 아프고 소화도 안되고 오늘 일하러 못 갈 것 같아."

새벽부터 남편이 죽는 소리를 한다.

소화가 안되고 허리가 아프다고, 그것도 스트레스 때문에 그렇다고 말하는 남편에게 화가 나려는 것을 꾹 참고 이렇게 말했다.

"미연이도 일이 서툴어서 당신이 없으면 곤란하니 시장은 내가 볼테니까 점심시간에 잠깐만 나와 줘."

그리고 일찍 집을 나섰다.

집에 있으면 남편의 징징거리는 소리를 또 들을까봐 일찍 나선 것이다.

 

사방이 어두컴컴하지만  테이블과 의자를 꺼내 식당 문 앞에 두고 다육이 화분을 그 위에 올렸다.

실용적이기 보다는 장식용에 가까운 테이블과 의자 두 세트를 남편이 며칠 전 샀다.

식당 앞에 두면 지나가는 사람에게 식당이라고 알리는 효과가 있을 것이란 이유에서였다.

알루미늄이라서 가볍지만 색깔은 구리색이어서 제법 고풍한 느낌이 난다.

birdbath 다육이 화분을 세개 만들어 세웠더니 테이블과 어울려 식당 입구 분위기가 꽤 그럴 듯해 보인다.

뜨거운 물을 부어 믹스커피 한 잔을 만들어 들고 고풍한 느낌이 나는 의자에 앉았다.

다육이 화분에 심긴 선인장이 앙증스럽도록 조그만 새순을 밀어올린다.

커피 마시는 것도 잊고 한참을 바라보았다.

환경을 탓하지 않고 나름 최선을 다해 살기위해 애쓰는 모습이 경이롭다.

 

그렇게 무사히 하루를 시작할 수 있었다.

 

점심 장사를 끝내고 잠시 집에 들렸더니 딸이 투덜거린다.

자기 방 옆에서 엄살인 것이 너무도 뻔한 기침을 하고 다녔다는 것이다.

아빠가 엄살을 떠는 모습을 보니 죽이고 싶을 만큼 밉더란다.

엄마가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한다.

그래서 싸웠느냐고 물으니 참느라고 힘들었다 한다.

허리 아프고 소화 안되는 날이 수두룩했지만 내가 어디 일 못하겠다는 소리 하더냐고 따지고 싶은 것을 나도 참느라 힘들었는데 참았다. 

둘 다 잘 참았으니 축하하자고 둘이 손뼉을 마주치며 웃었다.

 

그냥 습관처럼 일찍 식당에 나간다.

농사꾼은 놀아도 논두렁에서 놀아야한다던 아버지 말이 생각나서이기도 하고 남편과의 충돌을 피해서이기도 하다.

식당 앞에 테이블과 의자를 꺼내놓고 커피 한잔 들고 앉으니 바람이 상쾌하다.

이른 아침에 부는 상쾌한 이 바람을 누구나 느끼고 즐길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싶다.

주변 여기저기 심긴 다육이들은 마치 아기가 자라는 모습을 보는 것만 같다.

스쳐가는 향기로운 바람, 따뜻한 커피 한 잔, 여기저기서 아기처럼 자라는 다육이들...

행복이 별 것이 아니고 이것이 바로 행복이지 싶다.

다른 사람과 상관없이 즐길 수 있는 행복한 아침이 있어 좋다, 참 좋다.

행복만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