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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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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마지막 인사를


BY 마가렛 2018-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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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아주 좋은 푸른 계절의 오월에,

아버지는 우리와 눈인사를 마지막으로 당신의 고향으로 되돌아가셨다.

딱딱한 나무토막 같은 몸으로 호스피스 병동에서 딱 일주일 계시다가

아무 여한없이 우리에게 짐을 덜어주고 평안하게 눈을 감으셨다.

 

오전에 막내 여동생이 병원에 일찍도착하고,

난 병원을 향해 가고 있었는데

동생의 울먹이는 전화 소리에 마음을 다스렸다.

오후 3시가 지난 시간에 남동생이 엄마을 모시고 왔다.

아버진 우리 모두를 보시고 싶어서 천천히 숨을 들이키며 고통의 시간을

연장 하시면서 기다리셨다가 오후5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하늘나라로 가신게다. 꿈만 같았다. 이렇게 일찍 돌아가실 줄은 전혀 생각도 못했는데...

 

 

 좀 전까지 우리의 얼굴을 하나씩 확인하시며 눈으로 말씀하시고, 눈물을 흘리시며 우리의 말을 들으셨던 분이셨는데.

 

장례식장은 슬픔과 침착함이 공존하면서

엄마가 다니시는 성당의 연령회 회장님이 오셔서 하나하나 잘 정리해 주셨다.

비록 아버지는 성당에 열심히 다니시지 않으셨지만

장례절차와 모든것을 주관해서 상조회와 병원과 합의해서 도와주신 연령회 봉사님들께

참으로 감사하다.

일본에 있는 딸도 새벽에 도착을 했다.

난 딸 이름을 부르며 울먹이고,

나를 꼬옥 안아주며 토닥거려주며 말없이 우는 모습에서 많은 위로를 받았다.

 

장례식장의 모습은

문상객들의 애도와 더불어 오래간만에 만나는 사람과의 담소는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면서 연결해주는 인간의 또다른 끈이었다.


아버지

우직하고 정직하고 대나무 같으신 분.

돌아가시면서까지 우직하게 돌아가셨다.

입관할 때 상조회에 담당자분의 말씀이,

참으로 반듯하고 깨끗하시단다.

마지막 가시는 아버지의 얼굴을 꼬옥 안아보았다.

두 손으로 얼굴을 만져보았다.

아버지 얼굴은 평안하고 주무시는 것처럼 보였다.

엄마는 마지막 가시는 아버지께 큰 절을 두 번 올렸다.

입관을 지켜보던 모든 분들이 울음과 연도로 위로해 주셨다.

 

삼일장이지만 이일같은 삼일장이었다.

가실 때 까지 가족이 힘들까봐 늦은 시각에 돌아가신 걸까?

날씨 또한 삼일 내내 쾌청하고 좋았다.

모두들 복있게 돌아가신 분이라고 하셨다.

남동생이 미리 준비해둔 메모리얼 파크에 아버지를 모시고 집으로

돌아오며 뒤를 자꾸 되돌아보았다.

 

친정집에서 모여 부의금을 정리하였다.

장례비용을 모두 결산하고 제법 돈이 많이 남아서 어떤 식으로 해결을 하면 좋을까

서로의 의견을 모았다.

여러 가지 의견을 종합해서 남동생이 일단 반 정도는 사형제에게 같은 금액을 나누어주고,

나머지 반은 친정엄마께 드리기로했다.

엄마가 극구 반대를 하셨지만 남동생에게 엄마가 필요할 때 드리고, 직불카드를 만들어 필요하실 때 사용하시면 좋겠다고 했다.

 

부의금 때문에 장례를 치르고 형제들끼리 불미스러운 일들도 많다던데

다행히 서로가 모두 엄마편에서 이렇게 정리를 해주니 큰딸인 나로선 고마운 일이다.


아버지

참으로 좋은 계절에 평안히 하늘나라로 가셨네요.

그곳에선 아픔이 없을거예요.

평안히 계시다가 나중에 엄마 잘 맞아주세요.

 

 

영원한 나의 아버지...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