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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를 보면서

BY 낸시 2018-02-20 조회 : 711

개 두 마리를 키우면서 예전에 키우던 고양이 나비 생각이 났다. 

개처럼 사람을 따르고 고양이처럼 스스로 뒤치다꺼리를 하는 애완동물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쥐가 왔다갔다하는 것을 보고 뒷마당에 고양이 한마리 사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스쳐갔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스쳐가는 생각이었을 뿐 고양이를 입양할 마음은 없었다.

개 두 마리 키우는 것도 때론 버거웠고, 고양이와 개를 같은 공간에 키운다는 것은 상상도 되지 않았다.

하지만 아기고양이를 보면, 강아지보다 조그만 것이 훨씬 더 귀엽구나...싶긴 하였다.

나도 그리 귀여운 것을 한번 키워보고 싶다는 마음이 어찌 없었을까...

하지만 애써 그 맘을 접었다.

 

남편이 뒷마당에서 나를 불러, 남천이 자라고 있는 울타리 밑을 보란다.

조그만 고양이 한 마리가 웅크리고 있다.

어찌나 작은지 딱 주먹만 하다.

일주일 쯤 전 뒷집 총각이 날더러 고양이 새끼를 잃었느냐고 묻더니 바로 그 고양이였나보다.

그렇다면 일주일 이상 어미를 잃고 헤매고 있다는 말인데...

마음 약한 남편이 물도 주고 개밥을 물에 불려서 주기도 하였다.

처음엔 강한 경계심을 보이며 우리가 없을 때만 먹더니 며칠 후는 만져도 달아나지 않았다.

얼마나 굶었던 것일까...뼈와 가죽만 앙상하다.

살아날까...싶었는데, 생명은 참 질긴 것인가...살아났다.

그러던 것이 내가 뒷마당에 나가면 졸줄 따라다닌다.

걷는 것이 바람 불 듯 휙휙 나는 것 같아 이름을 바람이라고 지어주었다.

 

남편이  바람이가 엄마를 찾았는지 커다란 고양이를 따라다니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다행이다.

날이 추워지고 남편은 차고를 바람이에게 내주었다.

바람이 엄마도 바람이를 따라 차고에 와서 자고가는 날이 생겼다.

기다란 털이 아름다운 회색고양이였다.

먹을 것도 바람이에게 양보하고, 바람이가 할퀴어도 가만히 있고 역시 어미는 어미였나보다.

날이 따뜻해지고 자주 찾아오던 어미가  보이지 않았다.

바람이가 자라서 그런가...

차고도 내주고 키울 맘이면 새끼를 낳지 않게 수술을 해주자고 남편과 의논하였다.

 

한국에서 언니네랑 동생이 왔다.

언니가 바람이 배가 임신한 것 같다고 한다.

어린 것이 무슨, 그래도 그런가...인터넷을 뒤져보니 고양이는 삼개월이면 임신이 가능하단다.

아직 어리다고 조금 있다 수술해도 되는 줄 알았는데...새끼 고양이까지 여러마리를 키울 생각은 없었는데...

애가 애를 낳는다더니 아직도 바람이는 쬐끄만 애기인데...

엄마인 줄 알았던 고양이가 사실은 남자친구였구나...

한 마리도 키울까말까...였는데, 새끼까지...아이쿠나...큰 일이다.

암튼 바람이 배는 점점 불러오고 어찌해야 하나...

커다란 수건을 깔아주긴 했는데...나도 난감하다.

 

점심 장사를 끝내고 식당에서 집에 왔더니 바람이가 새끼를 낳고 있었다.

바닥에 한 마리, 또 다른 곳에 세마리는 탯줄이 서로 엉켜 헝클어진 실타래 같다.

가위로 탯줄을 자르고  살펴보니 하나는 이미 죽었고, 바닥에 따로 떨어진 녀석도 죽은 줄 알았더니 꼬물거린다.

죽은 녀석은 뒷마당을 깊이 파고 묻어주었다.

언니네랑 서부여행을 막 끝내고 온 뒤이기도 했고, 식당 일도 힘들고 거기에 산구완까지 하고나니 나도 모르게 잠이 쏟아진다.

자고 나서 바람이에게 갔더니 또 한 마리를 낳고 있다.

이번에는 스스로 탯줄도 자를 줄 안다.

힘겹게 낳아 스스로 탯줄까지 잘랐는데 숨을 쉬지 않는다.

다섯 마리 낳아 세 마리만 살았다.

때맞춰 식당에서 돌아오지 않았더면 모두 잃을 뻔 했는데...

그나저나 이 많은 고양이를 어떻게 하나...

 

그런데 날마다 고양이 새끼들을 보는 것이 커다란 기쁨이다.

꼬물꼬물 움직이는 것들을 보면서 신기함에 눈을 떼기 어렵다.

너무 빨리 자라는 것이 안타까울 지경이다.

어느날, 뭔가 슬슬 기어다녀 살펴보니 벼룩이다.

자세히 보니 여기저기 벼룩 천지다.

주먹보다 작은 어린 것을 뭐 뜯어먹을 것이 있다고...

수의사에게 전화를 했더니 너무 어려서 약을 할 수는 없고 목욕을 시키란다.

세상에나, 목욕을 시키면서 세어보니 새끼 고양이 한 마리에 50 마리도 넘는 벼룩이 붙어있다.

잡아도 잡아도 금방 벼룩이 또 생겨난다.

벼룩과의 전쟁이다.

벼룩이 한마리도 눈에 띄지 않을 때까지 하루걸러 목욕을 시켰다.

자라서 입양 보낼 집을 알아보았으나 하나만 입양을 보내고 더 이상 찾지 못했다.

아니, 이뻐서 별로 보내고 싶지 않아 적극적으로 찾지 않았다는 것이 더 정확하다.

볼수록 이쁘고 사랑스럽고 보고있으면 절로 웃음이 솟는다. 

 

언니네랑 동생이 카톡으로 손주들 사진을 보낸다.

손주가 없는 나는 고양이 사진을 올린다.

탯줄자르고 목욕시켜 키운 녀석들이어서인가...예전에 키우던 고양이보다 몇배 더 사랑스럽다.

어미 고양이도 어찌나 나를 따르는지, 딸은 바람이를 엄마 스토커라고  나는 내 껌딱지라고 부른다.

개처럼 사람을 따르고 고양이처럼 스스로 뒤치다꺼리하는 녀석이면 좋겠다했었는데...

바람이는 내가 원하던 딱 그런 고양이 아니, 그 이상이다.

강아지보다 작고 앙증맞은 고양이 새끼를 키워보고 싶다했었는데...

한 마리도 아니고 세마리씩이나 키우다니...

머릿속에 그냥 스쳐만 간 생각이었는데 현실로 다 이루어졌다.

 

 

고양이들을 보면서 스쳐간 생각이 현실이 되어 나타나는 것이 신기하다.

신기하다 못해 무섭고 두려운 마음까지 든다.

생각을 조심해야겠구나...싶다.

생각이 현실이 되는 것을 경험하니  행여라도 나쁜 생각은 해서 안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생각 하나도 허투루 말고 머릿속에 좋은 것, 이쁜 것, 바른 것만 그리고 살아야겠다.  

그래야 내 삶이 좋은 것 이쁜 것 바른 것으로 이루어질테니까... 

말이 씨가 된다는 것은 익히 들었지만, 생각이 씨가 되어 현실로 나타나는 것을 미처 몰랐다..

생각조차 삼가고 또 삼가면서 살아야하는구나...산다는 것이 점점 무겁고 어렵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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