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을 보니 머리카락이 춤을 춘다.
단발머리라고 해야되나 아님 긴 머리라고 해야되나
애매모호한 길이의 머리카락이 너풀거린다.
언제부턴가 나의 머리카락이 생기를 잃어
머리를 감고 나서는 꼭 트리트먼트, 그리고 에센스를 발라줘서
그나마 좀 생기를 찾는 머리다.
얼마전까지는 머리카락이 좀 괜찮았는데 더 형편없게 된 이유는
두어달 전에 외출했다가 집으로 돌아오면서
쇼윈도우에 비친 나를 보니, 헤어스타일을 보니
왜그리 마음에 들지 않던지
무슨일이 있어도 꼭 미용실을 가야 되겠다고 다짐하니
마침 눈에 보이는 미용실도 있어줘서 무조건 들어갔다.
왜 꼭 그래야만 했을까? 싶기도 했지만
그날은 꼭 그러고 싶었다.
-이래서 사고가 터지는 것인걸...그대는 알았누?-
헤어스타일이 용서가 안되는 날이었다.
미용실 원장인듯한 여자분이 앞 손님 머리를 만지면서
조금만 기다리단다.
그 조금만이 조금만이 아니라는 것을 나중에 알았지만
그럼에도 내가 결심했으니 너그럽게 기다리고 있었다.
파마 종류도 참 다양하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또한번의 설명을 듣고 영양파마를 하기로 햇는데
으윽~~~~~ 넘 꼬불이 파마다.
난 머리카락이 약해서 보통은 웨이브펌만 살짝 하는데
그 원장의 강추로 영양펌을 했지만
결정은 내가 한 것이니 그 누구를 탓하리요,
문제는 그 펌 덕분에 머리숱은 좀 많아 보였지만
머리가 완존히 부시시해졌다.
울고싶었다. 달려가고 싶었다.
그렇지만 별 뾰족한 수가 없을꺼라 생각하고
그날부터 꾸준히 트리트먼트에, 영양팩을 하면서 머리를 잘 보존하려고
무던히 애를 썼다.
그런데 한 달이 지나니 이젠 염색의 시기가 온게다.
여기를 들쳐도, 저기를 들쳐도 흰머리가 슝슝 보인다.
친구는 3주만 넘으면 염색을 해야되서 이젠 집에서 셀프로 한다는 말이
아직은 나에겐 위로가 되지만
두 달이상 된 염색 머리는 내가 용서가 안된다.
또한번 염색방으로 갔다.
머리가 좀 상했다는 것은 염색방에서도 나도 아는 사실이기에
코팅을 함께 했다.
그날은 좀 괜찮아 보였는데 역시 염색도 머리에 좋은 건 아니니
당연히 머리가 또 한번의 상처를 받아 힘들어하고 있다.
매일 머리를 감고 에센스를 바르면 조금 괜찮은데
하루를 건너뛰면 노노~ 머리카락이 나풀나풀
어디로 갈지 모르게 춤을 춘다.
그래서인지 뒷모습이, 머리카락이 찰랑거리는
여성들이 참 예쁘게 보인다.
피부샾을 주기적으로 찾아 가듯이
헤어샾도 자주가서 관리를 받아야 된다고 하지만
난 아직 버티고 있다.
집에서 셀프로 하면 되지...
그 돈으로 내가 좋아하는 다른 것을 하는 게 낫지 않나?하면서
고집을 부리니 피부도, 헤어도 이젠 한계에 왔나보다.
건조한 날씨에 몸도, 마음도 상처만 받고 있네.
이래저래 어서 꽃피는 봄이 와서 생기를 얻어야겠다.
언제나
찰랑거리는 그시절의 머리로 다시 돌아갈 수 있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