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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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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샤의 정원


BY 마가렛 2017-11-10

 

 



                    내가 아주 어릴 때, 엄마는 다른 아저씨와 재혼을 했지만
행복한 시간은 오래 가지 못했습니다.

엄마는 그 아저씨와 헤어진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어느 날 그는 내가 별로 예쁘지 않다고 말하더구나.
아내한테 그렇게 말하는 남자와는 같이 못 살아"
정말 엄마다운 말이었습니다.


나를 포함해서 네 명의 아이들을 홀로 키우기 위해
엄마는 언제나 바삐 움직였습니다.
자신의 주특기인 삽화를 그려서 생활비를 벌었습니다.
그렇게 엄마가 그린 그림책이 100권이 넘었습니다.
엄마는 항상 쉴 틈이 없었습니다.

엄마는 바쁜 일상으로 녹초가 된 몸으로도
우리 남매들에게 특별한 추억을 안겨주고자 애썼습니다.
시간이 되실 때마다 인형 놀이, 쿠키 만들기, 그림 그리기를
함께 해주셨지요.

그렇게 우리는 어른이 되었고
엄마의 얼굴에 주름살이 깊이 자리를 잡은 어느 날,
엄마가 우리들을 불러놓고서 말했습니다.

"엄마에겐 평생의 꿈이 있어.
이제 너희들도 다 컸으니 내 소원을 이루고 싶구나."

그렇게 엄마는 56세 되던 해 산골 오지의 척박한 땅을 사서
본인 만에 멋진 집을 짓고 정원을 꾸미기 시작했습니다.
늘 부지런한 엄마는 금방 정원을 꽃으로 가득 채웠고,
정원에는 사계절 내내 꽃이 지지 않았습니다.

봄에는 수선화, 아카시아, 앵초, 금낭화, 튤립이 피어나고,
여름이면 물망초와 등나무꽃, 작약, 장미가 모습을 드러내며,
쌀쌀해지면 과실수들이 풍성한 열매를 맺고,
눈이 오면 온실에서 동백꽃과 아네모네가
찬란히 빛을 발하던 엄마의 정원.

20여 년이 지나 정원은 세상에서 가장 환상적인 곳이 되었고
수많은 원예가가 꼭 가보고 싶은 곳이 되기도 했습니다.
이곳에서 엄마는 세상을 다 가진 듯 행복해했습니다.

우리 엄마의 이름은 타샤 튜더입니다.
엄마는 지금 우리 곁을 떠났지만,
엄마의 정원은 아직도 계절마다 아름다운 꽃들을 피웁니다.

엄마가 남긴 마지막 말은 이것입니다.
"슬퍼할 것 없다.
아쉬워할 것도 없다.
돌아보니 열심히 살아온 것 같구나.
꿈을 이뤘고 정원도 이렇게 아름답잖니?"

꿈을 잃지 않았던 엄마처럼,
엄마의 정원을 접한 사람들도
매 순간 세상의 아름다움에 눈뜨게 되기를 바랍니다.

엄마가 어릴 적 우리에게 늘 하던 말이 떠오릅니다.
"네가 진짜 하고 싶은 게 뭐니?"

– '타샤의 정원' 중에서 –


 

타샤의 정원

 

 

동네 전철역 앞에서 훈훈한 아저씨가 좌판에서 꽃다발을 만들며 꽃을

팔고 있었다.

지나치다가 다시금 뒷걸을질을 했다.

 그때 여자분이 꽃을 사면서 또 언제 오시냐고 묻는다.

아저씨는 매주 화. 금요일에 온다고 대답을 하신다.

나도 꽃을 골라보았다.

오늘은 장미, 소국, 스톡, 리시안셔스를 준비하셨나보다.

난 잠시 고민을 하면서

스톡과 리시안셔스의 번갈아 가며 향을 맡아 보고있는데

아저씨가 대뜸 하신다는 말씀이

아줌마들은 모두 똑같단다.

같은 질문을 두 번 이상 한다고 하시면서..

무슨 말씀이냐고 되물어보니

꽃을 사 간 아주머니가 언제 오시냐고 묻길래

대답을 해줬는데 저렇게 또 물었단다.

난 웃으면서 잘 못알아 들을 수 도 있고..

아줌마라고 다 똑같지는 않다고 이야기를 하니 아저씨는

껄껄 웃으신다.

아저씨의 추천대로 난 스톡을 다시한번 향기를 맡으며

돈을 지불했다.

꽃이 일주일은 갈 거라는 아저씨 말씀에 오케이! 

단 돈 3천원!

'영원히 아름답다'라는 꽃말의

스톡이 있으니 주방이 스톡향으로 가득차다.

좀더 꽃이 오래 가기를 바라는 마음에

잠자리에 들기 전에는 베란다로 자리를 옮겨준다.

아침에 주방 베란다 문을 열 때면

스톡 향기가 향수보다 더 은은한 향기로 나에게 인사를 한다.

행복한 하루를 열게 해줘서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