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고의 라 호야(La joiia) 비치
(7/22)‘케리’가 기업화 된 사막이라는 것도 의아했지만, 이렇게 좋은 풍경의 해변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상상 외의 경이로움이었다. 그 중에도 ‘라구나 비치’와 ‘라 호야비치’는 지금도 잊을 수 없는 멋진 추억이 되었다. 딸의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라구나’비치는 갈수록 그 매력에 빠지게 했다. 아름다운 호수는 인위적이라지만 해변은 분명히 조물주의 산물이겠다.
사람의 접근을 묵인하고 자유롭게 생활하는 물개의 무리를 보며, ‘참자유’란 이런 것이로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들의 무리가 가족인지 사회집단인지 나는 모른다. 아무려면 어떠랴. 저렇게 자유스러울 수만 있다면 무엇을 더 바라랴. 자고 싶으면 아무 곳에서나 누우면 되고, 먹고 싶으면 바다로 향했다. 풍요의 나라라 했더니 동물도 자유를 풍요롭게 즐기는구먼.
매일 바뀌는 관광객 구경에, 오히려 사람이 물개의 구경거리가 되는 듯. 신물이 나면 잠을 청하고 또 배가 고프기 전에 바다로 향하고…. 자연을 좋아하는 영감은 연방 셔터를 눌러댔다. 호수나 해변가에는 어김없이 예쁜 집들이 늘어서 있다. 여름이면 두어 달쯤 랜트를 해서 살아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한식당 ‘전주집’에서 늦은 점심 식사를 했다.
점심 식사를 끝내고 샌디에고동물원으로 향했다. 동물원은 어디를 가나 마찬가지였다. 레일 위로 서행을 하는 작은 기차에 몸을 싣고, 자유롭게 노닥거리는 동물을 구경하며 환호를 해 보았다. 잠깐이나마 어린 시절로 돌아가 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어린시절에 다다를 수 있다면 무슨 걱정이겠어. 매일 열 두 번씩 다녀 올 걸?!
발보아파크를 둘러 우리는 다시 ‘BCD순두부’에서 늦은 저녁 식사를 했다. 오늘도 여덟 팀을 앞세우고 나서야 테이블 안내를 받았다. 언제나 내가 즐겨 찾는 양념게장을 아이들은 특별히 따로 주문을 해서 포장을 했다.
“엄마가 맛있게 자시는 게 다 있네요.” 막내 딸아이가 바라보기만 해도 배가 부르다 했다.
(7/23)오늘은 내일의 귀국을 위해 휴식을 하기로 했다. 늦은 아침을 먹고 그간의 일정을 정리해 보기로 했다. 어쩌면 이렇게 야무지게 프로그램을 짰는지. 사위와 막내딸이 이마를 맞대고 인터넷을 뒤지고 정보를 얻어 계획을 세웠다 했다. 그랬겠다. 미리 답사를 할 일도 아니었는데 그리 정확하게 일정을 소화하게 했으니 말이다.
다시 한 번 더 막내 딸아이 내외에게 감사한다. 바쁜 와중에 사위는 휴가를 내고 또 출근을 하면서 틈틈이 챙기느라고 얼마나 힘들었을까를 익히 알만하다. 틈틈이 등교를 하면서 알뜰하게도 챙겨 준 막내딸도 고맙고, 바쁜 중에도 왕복비행기티켓을 끊어서 출국수석까지 해 준 막내아들과, 그 먼 버지니아에서 날아온 큰딸 네의 성의도 고맙고, 비워둔 서울의 집 일을 맡아준 큰아들도 물론 고맙구먼. 자식의 일이라 크게 떠들 일이 되지 못하니 그만 해 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