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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BY 낸시 조회 : 652

다른 사람 눈에는 어찌 보일지 모르지만...

해질 무렵, 대문 밖이 소란스럽다.

나가보니 나와 같은 학교에 다니는 남학생 둘과 아버지가 있었다.

아버지를 대하는 두 녀석의 태도가 거칠다.

나뭇짐을 지고 집으로 돌아오는 아버지와 두 녀석이 만나 무슨 말인가 주고 받은 듯 하다.

평소 아버지 인품으로 짐작컨데 이해되지 않는 상황이다.

나를 찾아오는 남학생들이 가끔 있었지만 아버지는 그들을 젊잖게 대하곤 하였다.

그런데 무슨 일일까...

 

두 남학생은 항상 붙어다녔는데 내 단짝친구 홍봉이 뒤를 쫒아다니고 있었다.

홍봉이와 내가 단짝이니 그 둘이 절로 우리 둘을 따라다니게 된 것이다.

홍봉이는 그 남학생이 싫다면서, 어장관리를 하는 것인지 어쩐지...싫다는 내색은 하지 않았다.

암튼 우리 둘이 어디를 가든 그 두 녀석이 따라 붙어 성가셨다.

그러던 녀석이 홍봉이 대신 내가 좋다고 한다.

꿩 대신 닭인가...하지만 나는 닭 노릇은 싫다.

그 남학생은 내가 다닌 여자 고등학교 교감 아들이라고 하였다.

그 교감선생님을 난 그닥 좋아하지 않았으니 더더욱 싫다.

홍봉이와 달리 나는 싫다는 의사표시를 분명히 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쫒아다녔다.

성가시긴 해도 거칠게 굴지는 않았는데 그 날은 술냄새까지 피우며 아버지에게 대들고 있었다.

 

"아버지, 무슨 일이예요?"

"아무 일도 아니다. 들어가거라."

아버지는 그리 말씀하셨지만, 나는 화가 머리 꼭지까지 났다.

양복 입은 그 녀석의 아버지 즉, 교감선생님과 나뭇짐을 진 허름한 웃차림의 우리 아버지가 비교되었다.

그 녀석이 우리 아버지 겉모습을 보고 무시하는 마음이 생겨 불손한 태도를 취하는가 의심이 들었다.

인품으로야 우리 아버지가  훨 나은데 이리 무시를 당하다니, 내 탓이구나...싶었다.

젊은 두 녀석에게  초로의 아버지가 혹시라도 위협을 느낄 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 중 체육과에 다니는 녀석은 누가봐도 건장하고 다부진 체격이었다.

 

삿대질을 하며 그 녀석 앞을 가로 막고 악을 썼다.

"야, 이새끼야! 너 감히 우리아버지에게 뭐라 하는 거야.

허름한 옷에 나뭇짐을 지고 있으니 우습게 보이냐?

네 눈에는 어찌보일지 모르지만 내게는 세상 누구보다 자랑스럽고 소중한 분이다.

니까짓 게 뭔데 우리아버지에게 불손하게 구는 거야,  당장 꺼지지 못해!"

내 태도에 놀랐는지 두 녀석은 뒷걸음질로 달아나고 말았다. 

물론, 다시는 내게 추근대는 일도 없었다.

 

그런 일이 있어도 아버지는 그 녀석들에 대해 한마디도 묻지 않으셨다.

아무런 일도 없었던 것처럼 무심하게 저녁식사를 하셨다.

어찌 그럴 수 있을까...

아버지 마음은 얼마나 깊은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