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있는 창문틈 사이로 들어오는 바람이 내 느낌에도 촉촉한것이 꼭 비가 내릴것 같다.
새벽에서 아침으로 이여지는 시간이라 그런지 창밖의풍경이란 이제 조금씩 날이 밝아오는
그런 시간이고 아니나 다를까 비가 솟아지는지 이른 아침부터 소나기가 세차게 내린다.
거실쪽으로 나가서 베란다밖을 바라보니 하얀 도화지에 천사같은 아이가 빗금을 긋듯이
소나기가 사선으로 빗금을 그리듯이 한참동안 내린다.
이른 아침부터 한달에 1~2번 같이 영화보는 친구에게 오랜만에 영화나 보자고 전화할까
생각하면서 요즘 이 친구가 한달전 베트남 아가씨하고 결혼했는데 한국어 배우는 관계 때문에
한동안 떨어져사는데 내가 이 친구가 결혼하면서 나에게 넌 어떤 선물해줄것인지 묻기에
망설임도 없이 토스터기 하나 선물 해줄께라고 말했다.
내 방 옷장위에 몇년째 조용히 있는 토스터기,
10년전 경품으로 받았는데 아직까지 한번도 사용해보지 않았다.
경품으로 받았던 살림용품중에는 커피잔세트도 있는데 이 물건은 2년전 초등학교 동창이
결혼한다기에 선물했었다 사실 내가 나중에 결혼하면 가지고 갈려고 했고
신부에게는 신혼살이 비용 아낀다는 명목하에 준비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었다.
그러나 아직까지 미혼으로 살다보니 경상도말로 아끼면 똥된다는 말이 있듯이
사용하지 않는 살림살이를 언제부터인가 하나씩 풀기 시작했다.
한달에 1~2번 영화보는 친구가 결혼한다는 말에 그럼 신부하고 가끔 식빵 구위먹을 수 있게
토스터기 선물한다고 했는데 친구는 마음에 들지 않는 눈치다.
왜 싫을까 가끔 아침에 밥하기 싫을때 기계에 식빵 굽고 계란올려서 먹으면
간편식이 될 수 있을것인데 아마도 내가 장가갔으면 누구보다 일찍 일어나는 내가
깊은 잠에 빠져있는 아내를 위하여 몰래 조용히 토스터기에 식빵 2~3장 굽고는
계란후라이 만들어서 아내가 일어나면 먹을 수 있게 준비하는 사랑받는 신랑이
항상 되고 싶었다 신혼이니까,
"사랑하는 우리 이쁜이에게 이 신랑이 만들어놨어 이쁘지????"
남자는 여자에게 어떤식으로 잘해주는가에 따라서 사랑 더 받는다는 말이 있듯이
사랑이란 말로 하는것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는 무언의 단어라는것을,
가끔 조카들이 올라오면 식빵을 구워주는데 그럴때마다 옷장 위에서 잠들어있는
토스터기를 본다.
저 녀석을 언제쯤이면 애용할 수 있을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