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은 화창한데 날씨예보엔 비소식이 있어 옷차림에 신경이 쓰인다.
내가 남편동창의 결혼식에 참석하기는 또 처음이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인사를 나누고 서로 안면을 트면 어제까지 몰랐던 사람이 오늘 갑자기 친근해진다.
남편동창을 4월달에 처음 보았다.
털털한 웃음에 사람좋게 생긴 친구는 남편과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동창이라는데 난 처음 만난게다.
남편친구들 모임에 나가지 않은 나의 탓이지만 그날 여러명의 친구들과 와이프들도 몇몇 만났는데
사람들이-이제 나이가 조금 있어서 그런가- 모두 여유있고 인상들이 좋았다.
늦게 도착하지 않은 결혼식장엔 벌써 많은 하객들과 화환이 우리를 반겨주었다.
얼굴을 아는사람들과는 친근하게 인사를 나누고, 처음 만난 사람들에겐 조신하게 인사를 나누는데 꼭 입사해서 부서에 배치받고
인사하는 풍경이다.ㅎ
친구들의 직업도 다양하다.
교수부터 연극배우까지...
모두들 환대해주며 반겨주니 감사할 따름이다.
식이 진행되는걸 보다가 식사를 하러 가려고 햇는데 하객이 생각보다 많이 참석을 했는지 식권이 모자라서 어찌할 줄 몰랐다.
그런데 성격좋은 동창(여자)이 나서서 일을 처리한 덕에 남은 15명의 친구들이 호텔 다른층에서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오히려 분주하지않고 조용하게 이야기를 나눌수 있어서 좋았다.
혼주가 처음으로 딸을 결혼시키다보니 미처 준비가 안된 부분을 동창이 나서서 잘 수습을 해주니
그모습 또한 보기가 흐뭇했다.
사업을 했던 사람이라 추진력도 있고 말도 아주 재미나게 잘해서 많이 웃었다.
화장실에서 만난 연극인은 다른 친구에게 나를 소개해준다.
"아무개 와이프래.. 곱고 이쁘지?"
"저번에 한번 만나서 서로 알고있어요.."
"아! 그렇구나"
"와이프들이 우리보다 어려서 다들 이쁜거 같아..ㅎㅎ"
남편은 남녀공학을 나와서 여자사람친구도 많다.
여기저기서 서로 아무개야~ 하면서 이름을 부르는데 참으로 친근감있고 부러워보인다.
대부분 여고를 나온 우리 와이프들은 웃으면서 즐거운 표정을 짓는다.
예전엔 무슨 이유때문인지 남편친구들 모임에 참석을 거의 하지 않았는데
남편절친과 여행을 하고나서 부터인지 자연스레 만남을 어색해 하지 않는 나를 보며
나도 많이 변했다는 것을 느낀다.
수줍은 새악시도 아니고 중년의 사람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만나서 좋은이야기를 나누니
정신건강에도 좋고 활력에도 도움이 되어 다음을 은근 기대하게 된다.
"또 언제 보나? 다음순서는 너희집 아니니?" 하는 질문에
웃으면서 "우리애들 보내는 것 보다 내가 가는게 빠르겠다." 하는 말에 또한번 웃음을 뒤로 넘겼다.
나도 우리 아이들을 생각해본다.
아직은 어리고 결혼할 생각도, 준비도 안된 우리 아이들이지만
나또한 언젠가 오늘의 즐거운 모습으로 그들을 맞이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