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저만치 가는 모습을 바라보다가
네가 사뭇 보고싶어 전화를 했더니만 통화를 못하는구나
어디가 아픈것은 아닌지...
잠시 함께 지내던 몇년전 일이 떠오른다.
여고시절 그 똘똘하고 깔깔 웃기도 잘하고 그림도 잘 그리고
책도 많이 읽고..... 하여간 부산에서 올라온 너의 모습은 참 매력덩어리였지
누구에게 거짓말 할줄도 모르고 포장할줄도 모르고
있는 그대로 말하고 표현하는 우리 멋진 친구
유난히 그림을 잘 그리던 너의 스케치 하는 모습도 떠 오른다.
어느덧 우리는 환갑을 넘기고 할매소리를 들어가는
노년에 나이에 첫 발을 디딘다.
퇴근 시간 문득 딸은 시집가서 잘사는지 아기는 낳았는지
너는 할머니가 되었는지
내가 넘 바쁘게 살아가니 챙겨주지도 못하고 그리 사는구나
보고싶다 친구야
보고싶다 내 사랑하는 똘똘이 친구야
말이 빨라서 그렇지 속은 여리고 착한 내 친구
늘 불러도 불러도 정겹게 다가오는 내 사랑하는 친구
어쩌다 그 씩씩함에 젖은 낙엽은 찾아들어 너의 몸과 마음을 갉아먹는지
참 열심히 살아온 네가 아픈 여인이 되어 약을 먹고 견디어야하는지
도대체 알수가 없구나.
옆에라도 있어야 죽이라도 끓여다주지않니...
부대찌개 끓여서 4층으로 배달해주지.
그때가 좋았어
보고싶으면 이름 부르고 전화해서 내려온나..
둘이 깔깔대고 웃던 그 추억
정순이네 가던 추억 생각나지
너와 나 정순 셋이 잘지냈는데
이젠 여고생이 비에 젖은 낙엽되어 이리 밟히고 저리 밟히고
일어날 힘도 없이 지내야하는구나
친구야 친구야 내 사랑하는 친구야
제발 밥 잘먹고 건강하고 정신차리거라
옛날에 네 자신을 찾아 우리 손잡고 깔깔대고 멋진 겨울여행가자구나..
보고싶다. 보고싶다 백합처럼 맑고 동백꽃처럼 멋진 내 친구 모란 동백님아..
대답좀 하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