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에 시어머니 생신잔치를 했다.
올 여름은 더워도 너무 더운데 어떻게 할까
이번엔 식당을 정하여 밖에서 해야 할까
며칠 전부터 고민이 되었다.
요즘 집안행사는 다들 식당에서 하지만 우리는 아직 집에서 준비한다.
내가 맏며느리이고 손아래 동서가 셋, 손위 시누이가 한분 계시다.
집안일은 원래 관심을 가지는 사람끼리 의논하게 되고 관심이 조금 덜한
사람은 대신 토달지 않고 따르는 편이다.
동서가 셋이지만 집안 행사의 의논은 항상 바로 아래 동서와 하고 준비도 둘이서 한다.
동서도 날씨가 이렇게 더운데 집에서 할수 있겠냐고 하며 의견을 물었다.
어떻게 할까 하다 그래도 집에서 하는게 좋겠다고 하였더니 동서도 찬성했다.
식당에 모시는 것은 웬지 맏느리로써 성의가 없는듯 하고,
시어머니께서 식당 음식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으시고,
오남매 부부에 자식들까지 대식구의 음식값이 만만찮을 것이고,
남편의 형제들은 술을 좋아해서 눈치없이 식당에서 마냥 시간을 끌것이고
내가 집에서 하려는 이유는 대충 이런 것이었다.
음식 솜씨가 있는 동서는 물김치와 산초김치와 갖가지 나물과 생선을 굽고
아구찜을 주문 해왔고,
나는 찰밥과 미역국을 끓이고, 불고기, 잡채를 했고, 전어회를 준비했다.
합쳐서 상을 차리니 그득하게 잘 차려졌다.
이렇게 하면 음식도 식구들이 좋아하는 것들로 골고루 차려서 먹을 수 있다.
집이 좁아 복잡하고, 에어컨이 없어 선풍기를 세대를 돌려야 했지만
오랜만에 모인 남편의 형제들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놀수 있었다.
동서가 넉넉히 담아온 물김치와 산초김치를 봉지봉지 담아 헤어질때 나누어 주며
내가 인심을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