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말해야 하는 것은
단지 사랑한다거나
사랑하며 살아야 한다거나
누굴 기억해야 한다거나
누군가에게 잊혀진다는 애기를 해야 하는 거다
스물 두살 무렵엔
다 그만한 사정이 있어 말 못했다면
정작 마흔 두 살이나
그 보다 더 많은 시간을 먹은 후에 할 수 있을까
국도에 작게 구멍을 뚫어 늘 열린 길목슈퍼에서
라일락 꽃이 핀 담배를 사러 갈 수도 있고.
한 낮의 태양과 뜨거운 광합성에 늘어진
플라타너스 그늘 아래서
느닷없는 소나기의 푸른 비를
기다릴 수도
맞을 수도 있었다
우리가 입술을 열어 말하여
아직 널리 알려진 사실은 아직 없다.
단지
너는 나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는 동안
나도 너에게 아무 말이 없어도
그렇다고 모르는 것이 무엇이었을까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이 무엇이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