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의 흔적
찻잔은 말이 없다.
항상 그자리에 동그랗게 자리잡고 있다가
여인의 손길에 외출을 한다.
머그컵은 격이 없게 편하게 사용한다면
받침이 있는 찻잔은 대접 받는 기분이라
기분에 따라 나를 위해 테이블에 올린다.
엄마가 시집가는 딸을 위해 장만한 찻잔 세트
세월의 흔적은 나의 얼굴에서 더 느껴지고
찻잔은 변함없이 곱고 단정하다.
모처럼 커피믹스를 한모금 마시니
이전의 맛과 다르다
우유를 더하니 한결 부드럽다.
친구가 사진 정리를 하다가
나의 결혼식 사진을 올려준단다
내가 내가 아닌 느낌
찻잔과 결혼사진
묘한 조합에 그시절을 생각하며 웃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