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코끝에 그대가 매달려 있다.

미처 따라 나서지 못한
그대의 향취가 남아
내 코끝에 매달린 님아

풍성한 황금알을 품은
벼들의 완성미는 농부의 손에서 마무리 되어지고
너를 향한 나의 풍성한
사랑은
너의 열린 마음으로 마무리 되어지는 듯 하였다.


어느
예기치 않은 소나기 같은,
뜻하지 않은 이별을 고한 내 코끝에 매달린 님아

그대는 그 널따란 등을 돌려 이미 가버리고 없는데
내 코끝에 매달린 그대가
피워내는 강한 그리움의 향취는
그대를 차마 놓지 못하게 하는 미련스러움.

보라, 내 코끝에 매달린 님아
이 미련스러운 나의 모양을 보아라.
이왕 가려 했다면
그대 향취마저 가져 가야 했거늘,
못내 미련을 두게스리 남겨두고 가버린 그대의 향취가
자꾸만 내 코끝에 매달려 그대를 잊지 못하게 한다.|||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