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고목나무
글 : 채은선
늙은 고목나무 밑둥에 어린 싹이 방실방실 가는대를 흔들며 재잘재잘 빗물 달큼작이 마시며 쑥쑥
늙은 고목나무 사랑스런 눈빛으로 아가야 이제 비워줄 때가 되었구나 네 터를 위하여 가야만 하리
몸을 썩혀 아가의 양분이 되어주며 백년을 기다린 겨울로 나있는길 눈이 오는날 거기로 가서는 이제 다시 봄을 만날수 없는데....
너를 위하여 비워 주는 내일의 터 저 부르는 겨울눈의 손을 잡고 아주 가지는 않는 거야 아기 줄기 가지에 나를 두고 가는 거지
늙은 고목 나무는 잔걸음 밀고 가는 눈보라에 차마 뒤를 못돌아 보네 한차례 꿈을 꾼듯한 백년이 돌아 오지 않는 길로 가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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