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도 곰삭았다
서울간 명아야 울 집에 언능와라
쭉쭉 잘자란 부추잎 뜯어 땡고초 다져넣고
부침게지져서 막 걸리에 사이다 타자
물 빠진 논바닥에 미꾸리 잡아
우거지듬뿍넣어 얼큰하니 추탕끓이자
뒷등 고방에 쥐 서방이 울 고구마 다파겠다
얌즌히 홀로 누운 꼭대기 다락방 쪽문에 든
하늘에 구름이랑 솔바람도 명아가 그립다네
강이 오빠네 복순이가 새낄 두 마리 낳아서
오늘 코뚜리걸었다고 복순이가 울었다
명아야 울 누렁이 꼴 배러갈 때
개암나무 등걸에 그네도 매고 질펀하게 놀아보자
명아는 짱돌 위 개구락지 동면 전에 만날 수 있을까
냇물에 흐르는 구슬픈 풀피리 소리 들리니
눈뚝길 개망초 흐트러지게 피었더라
웃마을 장독대 장아찌 익어가는 향기 보일까
그리움도 곰삭았다 언능와라 울 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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