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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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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당신을 사랑합니다.


BY 예진아씨 2006-06-23

 

할머니 당신을 사랑합니다.(치매 병동)

 

아스라이 머무는 시선 끝자락에
고향집 툇마루라도 보이는 겁니까?
 
이제는
머언 이야기가 되어버린
그립디 그리운 엄니라도 보고 계시는 겁니까?
 
쪼글쪼글 동그란 눈을 하신 당신에게서
해맑음이
아이들에게만 있는게 아니라는걸 알았습니다.

살포시 뒤에서 안아 주는 저에게 베시시 웃어주시더니,
이내 눈물 한 방울이 쪼르륵...

그 눈물의 의미는 무엇인지요?
 
알아 들을 수 없는 할미의 속삭임들이
너무나 사랑스러워,
네~네~하며
고개만 연신 끄덕여 드립니다.
 
휴지통을 변기라 우기고
엉덩이를 들이미시는 당신!
창문에 매달려선
있지도 않은 마늘자루를 꺼내야 한다는 당신!
 
느닷없이 화를 내시며 발길질을 해대다가도,

어느새
\"미안해~\" 하시며 나의 등을 어루만져 주시는 당신.

당신을 어찌 미워 할 수 있겠습니까?

우리에게 당신은
힘겨움이지만
그 보단 사랑이 한 움큼 더 하기에 견디어냅니다.

 

머무는 내내
살아 낸 고달픔 다 잊으시고 편안하시길.
 
할머니 당신을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