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은영
까칠한 손등에 감기는 세월
남김없이 버리고 버려서
내가 죽어 너를 볼 수 있다면
기꺼이 죽어 보자 꿈꾸었던 매일
설익던 사랑하나 잡지 못하고
관절 마디마디 돋아나는 아픔
찬바람이 들녘을 깨무는 시간
혈관을 돌아 타는 울음하나, 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