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썩 모퉁이를 돌던 버스
남은 허공으로
힘 잃은 눈발
드러눕다
가슴에 항상 잔잔한 미열
알싸한 아지랑이 속
빈 가지 끝
아찔하니 고운 이
하얀얼굴 하얀미소 하얀마음
어울려
터지면
호사로우리
목련의 체취여
이십여 년 강을 건너
푸석한 악수
솔 숲
달큰한 눈꽃같은 이
때론 세월이 참 따사롭고
흐르는 것이 때론 참 좋아라
아름다운 것이
모두 변하는 것은 아니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