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칩날, 영장산은
솜털 보송보송한 애숭이였다
오랜 사색에서 깨어나
단비 꽃비 세례 받아 거듭태어난
봄, 산,
바람난 이들 \'시아까시\' 에도 아랑곳없이
푸른 숨결 아롱아롱 꿈 처럼 젖어들때
세파에 시든 영혼하나, 비로소 입을 연다
산아,
산아!
고해성사를 하고싶은산아!
울울창창 녹음 우거진 숲속에서
목놓아 울고싶은 산아!
애송이 영장산을 품에안고, 한동안은
세파에 시들지 않으리
그 푸른속살 아껴 먹으며
나
살아야 하리